이재용, 모더나 경영진 만났다..."삼성, 바이오 사업 속도"
이재용, 모더나 경영진 만났다..."삼성, 바이오 사업 속도"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11.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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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더나'의 경영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제2의 반도체'로 삼아 추진 중인 글로벌 바이오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 본사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아페얀 의장은 지난 2009년 모더나를 공동 설립한 인물로, 대학 졸업 직후부터 현재까지 수십개의 바이오텍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하거나 설립을 지원했다. 모국인 아르메니아에서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평소 이 부회장과 CSR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조와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모더나 백신의 국내 도입과 백신 위탁 생산을 위한 기술 도입 문제 등이 거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관련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대화 창구를 열고 신뢰 구축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과 모더나 최고경영진은 지난 8월 화상회의에서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이전까진 '위탁자-생산자' 수준에 그쳤던 양측의 관계는 이 부회장이 나서면서 백신 수급과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사업 파트너' 관계로 격상됐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삼성의 안정적인 모더나 백신 대량생산 체제 구축을 직접 챙기기도 했으며, 삼성이 생산한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일정이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겨지는데 기여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생산에 나섰으며, 10월부터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 아페얀 의장을 만난 이 부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과의 접촉면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페얀 의장은 1999년 설립한 바이오 제약 관련 투자회사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을 통해 모더나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혁신적인 바이오텍을 발굴해 투자하는 등 업계 리더로 꼽히는 인물로 업계 영향력이 크다.

지난 8월 그는 향후 3년 동안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 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 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3개를 완공했으며,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외에도 백신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에도 진출할 예정이며,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파이프라인 확대 및 고도화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