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동남아 그랩, 전자지갑 OVO 최대주주 등극하나
[공유+] 동남아 그랩, 전자지갑 OVO 최대주주 등극하나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10.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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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urajin.com
출처: kurajin.com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및 전자결제 서비스 그랩(Grab)이 인도네시아 전자지갑 서비스 오보(OVO)의 지분을 두 배 이상 늘리면서 최대주주에 등극할 예정이다. 오보 측에 따르면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 '전자지갑' 힘주는 그랩, 리뽀・토코페디아가 가진 OVO 지분 사들여

이달 4일(현지시간) 로이터(Reuters) 통신은 세 소식통을 통해 그랩이 인도네시아 대기업인 리뽀(Lippo)와 토코페디아(Tokopedia)의 OVO 지분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리뽀는 전자지갑 OVO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토코페디아를 런칭한 기업으로, 그랩은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OVO의 지분을 약 90% 소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규제당국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그랩의 OVO 지분은 현재 39%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계기로 OVO 지분 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OVO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그랩이 OVO의 경영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 지분구조를 재건하는 과정을 완료하기 위해 규제당국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출처: dealstreetasia
출처: dealstreetasia

◼︎ 리뽀가 런칭한 OVO, 인니 최대 전자지갑 서비스...누적 다운로드 횟수 1억 돌파 

OVO는 인도네시아 최대 전자지갑 서비스 중 하나로 2019년 기준 29억 달러(한화 약 3조 4,075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다운로드 누적 횟수가 1억을 넘긴 바 있다. 

2020년 구글(Google)과 테마섹홀딩스(Temasek Holdings),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가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발적으로 확대 중인 인도네시아 디지털경제는 2025년까지 1,240억 달러(한화 약 145조 7,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니, 디지털 금융 시장 성장 잠재력 어마어마 

인도네시아 인구 2억 7천만 명 중 절반 가량은 은행 계좌를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대부분이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디지털금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OVO 이외에 리뽀가 런칭한 토코페디아는 그랩의 경쟁사인 고젝(Gojek)과 합병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으로 '고토(GoTo)'가 탄생했다. 고젝 역시 자사의 전자지갑 서비스 '고페이(GoPay)'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규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한번에 오로지 하나의 전자지갑 서비스에만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토코페디아와 고젝의 합병으로 리뽀나 토코페디아 측에 해당 규제가 문제될 소지가 있었으나, 이번 그랩의 OVO 지분 인수로 아마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Nikkei Asia
출처: Nikkei Asia

고토(GoTo) 측은 공식적으로 "이번 거래는 예전에 계획되어 온 것으로, 자사로서는 고페이를 통해 전자지갑 시장을 선도하는 방안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입장을 밝혔다. 당사자인 그랩과 리뽀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른 한편, 그랩은 올해 말까지 알터미터그로스(Altimeter Growth Corp.)와의 스팩상장을 마칠 계획이다. 그랩은 승차공유 서비스 이외에 금융서비스로의 족적을 계속해서 넓혀왔으며, 그 일환으로 오보에 투자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