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증권가, 11월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내년엔?
[이슈진단] 증권가, 11월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내년엔?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10.1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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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ㅣ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증권가는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여러가지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경제,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할 것이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재의 '추가 인상 검토' 발언으로 11월 인상은 확실시된 상황"이라며,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긍정적 톤이 유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증권 전문가들은 오는 11월에 이어 내년 1월에도 한은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인상에 이어 내년 1월에 연속적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초 시장에서는 8월 포함 세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이후 인상은 서서히 단행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11월부터 위드코로나로 방역 체계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막을 재료가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에 5월 전망치 대비 하향 조정한 민간소비가 11월에 상향 조정되면 한은이 바라보는 내년도 성장세가 추가 인상을 뒷받침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내년 1월 중 추가 인상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통방문에서는 지난 8월 '점진적인 통화 완화' 표현을 두고 시장이 '연속적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 해석한 것에 대해 단어의 의미를 오해한 것이라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며, "한은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 여부는 과거 패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 부연했는데, 이는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1월 회의에서 연속 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형성시킨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우려하는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경계감 등에 따라 기존 11월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며, "소수 의견 등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매파적 시각을 고려하면 내년 1월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방문에 나와 있는 '임기 만료 전 경기, 물가 흐름 감안해서 인상 고려', '추정 중립 금리보다 현재 금리는 낮은 수준' 발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기준금리 인상도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내년 1분기에 이어 4분기 기준금리 1.5%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교보증권도 내년 말 기준금리가 1.5%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윤민 연구원은 "한은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상황에서도 통화정책과 관련해 금융 불균형 리스크 대응이라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국내 경제가 급격한 위축을 겪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과 경기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1월 금리 인상 후 내년 하반기에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면서, "다만 시장이 우려하는 것처럼 기준금리가 1.5%를 초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가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역기저를 반영해 2%에 소폭 못 미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피크 아웃(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것)' 우려를 반영해 내년 연말 기준금리 1.25% 전망을 유지했다. 강승건 연구원은 "임지원·서영경 위원의 금리인상 소수 의견과 총재가 2022년 물가의 상방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내년 연말 기준금리 1.5% 우려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그러나 노이즈 지속과 시장 우려가 현실화될 지 여부는 다른 문제다. 당사는 11월 금통위 전후 분위기가 현재와 많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