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기후위기'로 삼중고 겪는 아프가니스탄
[기후+] '기후위기'로 삼중고 겪는 아프가니스탄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9.29 1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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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
출처: UN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수년간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 완전 철수했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새 정부를 선포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백만 국민들은 이와 같은 격변 속에서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데,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그 혼란과 고통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아프가니스탄, 1950~2010년 사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보다 2배 더 높이 상승

아프가니스탄은 육지로 둘러싸인 지역인 만큼 지역 대부분이 일년 내내 건조하고 기온이 높으며, 1950년부터 2010년 사이 동안 아프가니스탄의 평균 기온은 섭씨 1.8도 상승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보다 2배 더 높은 정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아프가니스탄의 책임은 매우 적다.

근래 들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과 전쟁, 오랜 기간 지속돼 온 가뭄 등이 모두 겹치며 아프가니스탄의 식량 위기가 더욱 고조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전반적으로 보면 강수 패턴이 오랫동안 계속해서 변화해왔지만, 동부와 북부, 중앙 고지대 지역의 농촌 지역에는 작물들의 급수가 가장 필요한 시기인 봄철 강수량이 최대 40% 줄어들었다. 문제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의 대다수가 농업으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 국제사회, 탄소배출량 더 적극적으로 줄이고 개발도상국 도와야 

이에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 내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반드시 탄소배출량을 더 적극적이고 극적으로 줄이고 개발도상국들이 환경피해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기 전, 아프가니스탄 국립환경보호청은 올해 11월 글래스고에서 개최될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제출할 계획이었다. 또한, 농업 생산성과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한 스마트 농법 확대는 물론 수질 관리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재정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었다.

출처: middleeast.in-24
출처: middleeast.in-24

COP26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할 예정이었던 아흐마드 사밈 호슈만드(Ahmad Samim Hoshmand)는 현재 탈레반의 위력을 피해 망명 중이다. 아흐마드 사밈 호슈만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을 금지하는 활동을 펼쳐왔으며, 이 때문에 오존층 파괴 물질을 거래하는 세력에게는 적으로 취급되었다. 특히 탈레반의 장악 이후 그에게 별도의 응징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 "기후변화가 제대로 대응되지 않으면 '전쟁' 아닌 '기후재난'으로 난민 발생할 것"

아흐마드 사밈 호슈만드는 뉴스매체 Vox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는 국가 내부의 문제나 경제 문제, 심지어 평화나 지속가능성과도 다른 별개의 문제"라며, "기후변화는 우리 사회와 정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의 문제다. 기후변화가 제대로 대응되지 않으면 전쟁이 문제가 아니라 기후 재난으로 사람들이 도망가게 될 거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탈레반 측과 관련해) 다른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알지 못하는, 외진 지역사회가 많다. 홍수나 가뭄 등이 일어나도 왜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고,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해도 그 배경을 알지 못한다. 기후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런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강력하게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