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클릭] 최재형 후보의 대선실험, 캠프해체 
[대선클릭] 최재형 후보의 대선실험, 캠프해체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1.09.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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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최근 대선 캠프를 전면 해체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있다.  기존 여의도 정치 문법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기때문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오늘부터 저는 최재형 캠프를 해체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는 것"이라고 중도 하차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과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대로 우리 캠프가 계속 간다면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은 없어 보인다"며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홀로 서서 국민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이 결단이 정권교체를 넘어 당이 바뀌고 정치가 바뀌는 데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일에 동참해주실 국민 여러분께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다"며 "뜻을 같이해주실 캠프 실무진분들도 환영"이라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와 혹독한 신고식을 거쳤고, 주변에 있던 기성 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가 점점 식어갔다"고 자성했다.  이어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잊은 채 지금까지 달려왔던 제 모습이 보인다"며 "저는 새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에 대한 배신자였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 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갈림길에 섰다"고 캠프 해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16일 상속세 전면 폐지 공약도 제시하며 '파격행보'를 이어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상속세는 평생 열심히 일한 돈으로 집 한 채, 차 한 대를 갖고 살다가 후대에 남겨주고 가고 싶은 일반 국민이 부딪혀야만 하는 과제이자 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한국의 상속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업 지분의 상속에는 최대 절반이 넘는 세금을 물려 가업 경영을 포기하기도 한다"며 "상속세는 세계적으로 사라지는 추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부자감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를 재설계하면 공정과세가 가능하고, 기업의 지속경영을 가능하게 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상속받은 재산이 현금이나 예금이라면 소득세로 과세하고, 부동산이나 주식일 경우 처분하거나 이전할 때 과세하면 된다는 것이다. 최 전 원장이 거센 비판을 감수하고도 이 같은 공약을 제시한 것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전의 계기를 잡아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 전 원장은 회견에서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사람들 비난이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상속세 폐지는 캠프에서 단 한 차례도 토론이 없던 주제였다"며 불편한 심경을 비췄다. 김 전 의원은 "최재형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있다면 그게 주변의 어떤 사람들에 의해 침해돼 가는지 냉정한 분석이 선행된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