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정부 '탄소중립' 규제 완화..."플라스틱 순환경제 '탄력' 받는다"
[이슈진단] 정부 '탄소중립' 규제 완화..."플라스틱 순환경제 '탄력' 받는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9.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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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탄소중립과 관련한 규제들을 대거 완화하면서 국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산업통산자원부는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탄소중립 관련 15건을 포함한 실증특례 총 25건을 승인했다.

탄소중립 조기실현을 위한 방안으로는 ▲액화수소 플랜트/충전소 구축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원료화 등이 선정됐다. 특히, 정부는 효성과 SK E&S 중심의 액화수소 실증특례를 승인하면서 기존 수소의 Mid-stream에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또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액화 수소 유통을 승인하면서 이를 영위하는 SK그룹, 롯데그룹, 효성그룹, 한화그룹 등의 수소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정부가 승인한 열분해유를 활용한 폐플라스틱 생산 실증 특례와 관련해서도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은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글로벌 모든 국가에게 강조되고 있다. PE/PP/PVC/PS/ABS 등 플라스틱 대다수는 난분해성으로, 사용 이후의 환경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 가운데,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중은 9%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소각과 매립으로 처리되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사용의 결과물은 플라스틱 페기물 급증과 탄소배출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재활용/친환경 플라스틱에 수요 증가 유인은 정부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 최대 수요 국가 중국은 지난 2017년 폐플라스틱 수입 중단 정책을 발표했고, EU도 2018년 플라스틱 전략으로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Research Dive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규모는 2024년 47.6억달러, 2018~24년 연간 +6.5%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 원재료 조달 능력 ▲플라스틱 재질별 분리/선별 기술 ▲재활용 공정기술 등이 거론된다. 우선, 재활용 플라스틱은 특정 지역에 한정된 원유/천연가스 등과 달리, 일상 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 네트워크 확보가 핵심이다. 

이후 수거된 폐플라스틱의 분리/선별 기술 또한 중요하다. 해당 사업자들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한 선결 조건은 동일한 플라스틱 재질로 분리할 수 있는 역량 확보하는 것이고, 그 이후 물리적/화학적 공정을 활용, 혹은 열분해를 통한 에너지원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플라스틱 업사이클링’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이란,  폐기물 플라스틱을 재생/재활용하는 Recycle과 부가가치의 신제품을 창출하는 Upcycle의 합성어다. 사용된 PE/PP/PVC/PS/ABS 등의 폐플라스틱을 새롭게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발생시키고, 환경적/경제적 가치를 달성가능하게 하는 산업을 말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폐플라스틱 기반의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서는 근원적 원재료에 해당하는 폐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조달받고, 플라스틱 제품에 따른 분리와 선별하는 기술력이 선제적으로 준비돼야 한다"며 "다량의 이물질이 포함된 폐플라스틱은 물리적 재활용이 어렵고, 재활용 제품의 품질 저하 이슈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화학 원료를 회수해 활용이 가능한데, 앞선 2가지 방법 활용이 수율/경제성 저하 등의 단점이 발생한다면 열적 재활용을 통해 연료/에너지원으로 활용, 혹은 열분해를 통한 가스화 방식 등으로 응용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기계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과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으로 구분된다. 현재까지 주로 사용된 방법은 기계적 재활용으로, 확보된 폐플라스틱을 분쇄-세척-선별 등의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이는 기술적 진입 장벽이 낮지만,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이슈로 부가가치가 낮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 공정은 앞선 기계적 재활용 공정을 보완하며 대다수 석유화학 기업들이 준비하는 공법이다. 해당 공법의 핵심은 균일한 품질의 원료 수급이 필요하고, 촉매를 이용한 분해 기술이 요구된다. 화학적 재활용은 불순물 처리가 가능하며 에너지 효율성 또한 높아 가장 친환경적이며 경제성이 높다.

노 연구원은 "이번 정부의 규제완화로 통과된 폐플라스틱의 열분해유 원료화는 폐플라스틱을 원료화시키는 개념"이라며 "열 작용으로 화합물이 분해되는 반응을 의미하는데, 폐플라스틱 열분해는 확보된 제품을 가열해 고분자 화합물을 저분자화 혹은 가스/액체를 호가보하는 기술이다. 해당 처리 공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해당 공정으로 발생된 열분해유는 NCC 등의 석유화학 원료로 재활용 가능하며 수소까지 생산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