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공개한 아이폰13 시리즈가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14일 5.4형 화면의 아이폰 13 미니, 6.1형 아이폰 13과 프리미엄 제품군인 6.1형 아이폰 13 프로, 6.7형 아이폰 13 프로맥스 등 4개 모델을 출시했다.

전작과 비교하면 디자인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내부 설계를 전면 새로 디자인해 배터리를 키우고 효율성이 높은 신형 칩 'A15 바이오닉'을 탑재하면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간 통합성을 높여 배터리 수명을 늘렸다. 아이폰 13 미니와 아이폰 13 프로는 전작 같은 모델보다 배터리 수명이 1.5시간, 아이폰 13과 아이폰 13 프로맥스는 수명이 2.5시간 연장됐다.

카메라 성능이 개선된 것도 특징이다. 특히, 동영상 촬영에서 '시네마틱 모드'가 새로 도입됐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화면 안의 특정 인물이나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인물·사물이나 배경은 흐릿하게 해 특정 대상을 강조하는 촬영 기법이다. 

디스플레이의 화면 면적도 소폭 넓어졌다. 얼굴 인식 등에 쓰이는 전면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가 20% 작아지면서 화면 상단 가운데를 가리던 검은 노치(움푹 패인 부분)가 전보다 작아졌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15 바이오닉' 칩은 5나노미터(㎚) 기술에 150억개의 트랜지스터,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 5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해 주요 경쟁 제품보다 각각 50%, 30%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의 디자인을 동일하게 계승했고, 카메라 성능 강화 초점, 전면 노치 면적 축소, A15 Bionic 프로세서 탑재 등이 특징적"이라며 "디자인과 성능이 전작과 유사해 혁신성 부족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아이폰13의 흥행과 관련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우선, 애플이 화웨이의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차지하면서 신작의 성과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전작의 판매 실적이 기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아이폰12는 출시 이후 10개월 간 누적 판매량 1억5000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신작이 전작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3 시리즈는 아이폰12의 판매량 보다는 못하나, 아이폰11 시리즈보다는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한적인 폼팩터 변화를 감안 시 전작의 성과를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화웨이의 빈자리는 지속적으로 채워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시리즈의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으며, 국내에서는 다음달 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의 가격 인화, 중화권 업체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