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의 시대③] 그룹사들 '수소 사회' 청사진 공유...전망은
[수소의 시대③] 그룹사들 '수소 사회' 청사진 공유...전망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9.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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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수소 잔치인 수소 모비밀리티쇼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행사에서 대기업 그룹사들이 제시한 '수소 사회'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소와 관련한 우호적인 정책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수소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우선 한국가스공사는 이달 말 그동안 미뤄졌던 수소 사업 로드맵(가스공사 3040)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는 2040년까지 10조원 가량의 수소 매출 발생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 매출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가스공사 외에도 SK가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가스 업체들의 수소 사업 계획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수소 순수입국가가 될 것이라는 점, 가스와 수소 운송 밸류체인에 상당 부분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수소 랠리에 소외받았던 가스 밸류체인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7월 롯데케미칼을 통해 수소 사업에 4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 매출액 3조원의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수소의 Up-Mid-Downstream을 총 망라한 수소 경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암모니아를 활용하여 국내 수소 부족분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롯데정밀화학의 암모니아 Trading 사업과 롯데케미칼의 자체 암모니아 분해기술로 국내/외 수소 조달 계획으로, 롯데케미칼은 해외 자회사(미국/말레이시아 등)를 활용해 현지에서의 그린수소를 자체 생산할 예정이다. 

또 유통부문에서도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유통과 Air Liquide와 SK가스와 각각 JV를 통해 유통 및 충전사업을 전개할 계획으로, 특히 액화 수소에 원천기술을 보유한 Air Liquide와의 협업을 통한 국내/외 수소 운송에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소저장탱크 기술과, SK가스와의 협업으로 저종과 활용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주도로 다가올 수소 경제에 대응 중이다. 한화큐셀은 태양광/에너지 발전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수전해 Green수소를 생산, 첨단소재부문은 올해 초 인수한 시마론을 통해 수소 운송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수전해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경제성 확보를 위해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AEMEC) 개발 중이다.

두산그룹은 두산퓨얼셀이 수소 Pure-player이자 발전용 연료전지 1위 사업자로서 수소 산업 재조명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매출 및 이익 반등은 시장 예상치 대비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올 4분기 이후 수주가 본격화되고, 연말 HPS 확정 시 본격적인 수주 성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사의 채권단 관리 해제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효성그룹은 수소 사업에서 계열사 시너지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화학은 울산/베트남의 PDH 공정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 외부 판매가 가능하고, 중장기 블루수소로 생산 영역 확장도 기대된다. 또 효성중공업은 Linde JV와 수소 운송과 수소 충전소 사업을 영위, 해당 사업의 핵심 원재료 탄소섬유는 효성첨단소재가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1만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 CAPA 확장 계획을 갖춘 효성첨단소재는 한국 정부의 소재 국산화 정책 추진 수혜 및 계열사를 포함한 국내/외 수소 저장탱크 등 유통사업자들과의 계약 체결로 성장성이 담보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 또한 수소 Value-chain을 총괄하는 수소 인프라 사업자로 변모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수소 연료전지 소재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동사가 수소 사업에 직접 대응하는 제품은 총 3가지(수분제어장치, PEM-고분자 전해질막, MEA-막전극접합체)로 현재 현대차 수소차 Nexo향으로 수분제어장치를 단독 공급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는 현대차향으로 수분제어장치의 안정적 물량 조달이 가능하다"며 "수소차 대비 수소 연료전지 등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코오롱인더는 한국 정부의 HPS(수소발전 의무화제도) 의무화와 MEA의 부가가치 등이 우호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코오롱인더의 해당 수소 제품들은 아라미드 이후 중장기 성장 동력원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최근 영국, 칠레 등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국가에서는 그린수소 수출 계획을 공유했 칠레는 유럽/미국/한국/일본 등으로 공격적으로 암모니아/수소를 수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5GW, 2030년까지 25GW의 수전해 장치를 설치하고, 2050년까지 연간 240억 달러 규모의 암모니아/수소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수소 생산 단가가 높은 한국의 경우 Upstream보다는 Midstream 및 Downstream에 집중해야 한다"며 "연료전지, 수소탱크, 암모니아 등의 밸류체인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연말 ‘수소경제로드맵 2.0’, HPS 구체화, 미국 2차 인프라패키지 등 정책 모멘텀이 풍부한 만큼, 그동안 부진한 수익률을 보여왔던 수소 관련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