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롯데 이어 LX도...뜨거워지는 한샘 인수전
[이슈진단] 롯데 이어 LX도...뜨거워지는 한샘 인수전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9.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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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인테리어업체 한샘을 두고 인수전이 점점 뜨거워지면서, IMM 프라이빗에쿼티의 결정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한샘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LX그룹까지 뛰어들며 판도가 더욱 커졌다. 인수전이 가열되는 이유로는 국내 주택이 노후화 되며 리모델링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인테리어·건축자재 업계 1위 한샘의 높은 성장 전망이 꼽힌다. 어떤 기업과도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IMM PE가 어느 쪽의 매력도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채널·대규모 자금 보유한 롯데

8일 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한샘 인수를 위한 전략적투자자 후보로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KCC 등과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IMM PE는 4천~5천억 원을 부담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부담을 전략적투자자와 나누면서 한샘과 사업적 시너지도 낼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중 롯데의 경우 2조원 이상의 인수합병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져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롯데가 한샘을 품게 되면, 한샘은 롯데그룹 유통매장인 롯데백화점 및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롯데쇼핑의 수백 개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전자제품 유통기업 롯데하이마트와 함께 전자제품과 가구를 묶은 패키지상품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대되는 것은 온라인 부문이다. 한샘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는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에 거래액이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온라인몰 롯데온과 롯데홈쇼핑 등에 힘을 받는다면, 온라인 부문에서도 탄력 받을 수 있다.

앞서 IMM PE는 한샘을 온·오프라인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압도적 1위 사업자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이 한샘 인수를 타진한 것은 현대백화점 그룹은 현대리바트,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인수 검토라 판단한다"며 "IMM PE는 한샘 인수와 관련해 약 1.5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가구 시장 내관심 등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0년 1분기 이후 매 분기 20% 이상 증가한 리하우스와 키친바흐부문의 매출 성장은 가구 시장내의 지위, 인력 채용 등을 감안하면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인테리어 시너지·해외진출 가능한 LX

사실상 지난 6일 전까지는 롯데그룹이 인수에 유리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최근 LX그룹이 이번 인수 PEF에 3천억원을 출자함으로써 전략적 투자자 참여를 타진한다고 공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축자재기업인 LX하우시스와 한샘의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하면 LX하우시스가 가장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사업 간의 시너지와 함께 신성장동력까지도 얻을 수 있다는 것.

지난해 말 기준, LX하우시스의 건자재부문 매출비중은 전체 매출액은 70% 이상이다. 회사는 창호·바닥재·벽지·인조대리석 등의 품목을 취급하며, 각종 프리미엄 인테리어 자재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국내 창호부문에서는 1위다. 특히 최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종합 인테리어로 사업을 확장 중인 LX하우시스가 원스톱 토탈 인테리어 솔루션 부문 업계 1위 한샘과의 협업하면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더해 한샘이 공들여 구축해 온 B2C유통 채널과 시공역량 등이 더해지면 날개를 달 수 있다는 평가다.

한샘의 입장에서는 강승수 회장이 밀고 있는 해외 인테리어 사업 진출이 가속화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매출의 30%를 해외사업에서 내고 있는 LX하우시스의 해외 영업·공급망을 활용한다면,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LX그룹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 해운·항공물류회사 LX판토스와의 협력도 기대해볼 만하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부가 건장재 사업 역량과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털 인테리어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투자자로 확정되면) 향후 양사간 상호 협력 시너지로 국내 토털 인테리어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LX하우시스의 한샘 인수 참여가 확정될 경우 두 회사 모두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B2B 사업에 집중해온 LX하우시스가 한샘의 유통채널을 통해 B2C 건자재 판로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B2C와 B2B를 아우르는 보다 광범위한 성장전략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샘의 경우 대중적이지만 고급이미지가 약한 것이 다소 약점으로 지적돼 왔는데 LX하우시스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급 수요에 대한 대응도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영권 양도 종결 가능성 높아졌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