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식시장 불건전거래, 성역없이 조사해야
[기자수첩] 주식시장 불건전거래, 성역없이 조사해야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9.01 11: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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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주식시장 불건전거래 조사에 나선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한투연에 대한 표적 수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투연은 지난 7월 15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악성 공매도 파산 시도를 통해 공정한 주식시장을 앞당기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K-스톱운동)'을 펼쳤다. 대상은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잔고 금액을 보유한 에이치엘비였으며, 한투연에 속한 개인 투자자들은 여유자금의 10%만을 이용해 에이치엘비 주식을 4주·44주·444주 식으로 매수했다.

당일 오전부터 강세를 보였던 에이치엘비 주가는 오후 2시 경 전 거래일 대비 22.16% 급등한 4만3000원까지 치솟았으나, K스톱운동이 시작된 오후 3시부터 주가는 상승분은 반납하면서 결국 전일 대비 5.54% 오른 3만7150원에 마감하는 데 그쳤다. 

한투연은 에이치엘비 종목 시세 급변의 주된 이유는 공매도, 기관투자자 등의 물량이 쏟아진 데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공매도 물량은 5월 3일 공매도 재개 이후 최고치인 39만7787주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 매도량 3위에 해당하는 역대급 물량이다. 같은날 기관투자자 매도물량은 15만2730주로 지난해 1월 3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금융당국이 이달 초 '특정종목 집중 매수 운동'은 자본시장법 위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위법행위 발견 즉시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거래소는 K스톱운동과 관련해 불건전거래 의심 계좌들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의 고위 관계자라고 밝힌 인물은 최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투연 K스톱운동의 시장 교란행위에 해당하는 증거 계좌들을 확보했으며, 불법 증거를 금융위에 보고 후 처벌 등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한투연 측 계좌만 적발됐다는 것은 당일 거래의 극히 일부분 및 한투연에만 현미경을 들이대고 조사했다는 명백한 방증"이라며, "당연히 당일 모든 주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했으나 현재 분위기는 한투연에 대해서만 표적 조사를 하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공매도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에도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변화도 아닐 뿐더러 기관 등 거대 세력을 향한 불건전거래 조사는 차치하고, 주식시장의 상대적 약자인 개인들에게만 책임을 물으려는 의도가 짙으니 더욱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공정'이 화두인 시대를 맞아 불법은 성역없이 조사해 처벌함으로써 투명한 주식시장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