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의 진화 ①] B2C에서 B2B로···"생산의 공유경제화"
[공유경제의 진화 ①] B2C에서 B2B로···"생산의 공유경제화"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8.29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DHL
출처: DHL

코로나가 불러온 팬데믹은 공유경제 시장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특히 모빌리티와 숙박업계가 입은 피해가 컸다. 승차공유업계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우버(Uber)는 지난해 68억 달러(한화 약 7조 9,56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대표적인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는 지난해 4분기에만 40억 달러(한화 약 4억 6,80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겪었다. 그렇다면 공유경제는 이대로 사멸하게 될까? 전문가들은 근래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오히려 공유경제 모델이 예전보다 더욱 성숙하고 안정적인 모델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공유경제는 '진화' 중인 것이다.

◼︎ 2015년 PwC, "2025년 공유경제 시장 3,3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 

앞선 2015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개인과 기업이 거래하는 B2C(Business-to-Consumer) 공유경제 시장이 2013년 150억 달러(한화 약 17조 5,500억 원) 규모에서 2025년 3,350억 달러로 비약적인 성장을 일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10여년간 공유경제의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은 각종 소비재와 서비스들을 공유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공유경제 모델에 대한 신뢰도와 성숙도가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 기업들이 공유 모델을 새롭게 도입할 만한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 결과 올해 2021년에는 B2C에서 더 나아가, 기업과 기업 간의 B2B(Business-to-Business) 공유경제 모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출처: businesslink.ca
출처: businesslink.ca

◼︎ B2B 공유모델로 '운영비 낮추고, 유연성 높이고' 

기업 간의 공유는 기업으로 하여금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업들은 서로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함으로써 각종 낭비와 비용을 줄이면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은 B2B 공유모델을 통해 '높은 고정비용'을 '낮은 유동비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산업 기업들은 (이전의 방식처럼) 많은 자본을 들여 매번 새로운 공장시설을 세우는 대신, '공유모델'을 활용하여 수요에 따라 생산능력을 조정함으로써 비용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즉, 산업 기업은 장비를 전문적으로 임대하는 또다른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그때그때 임대하여 공급 중심의 접근이 아닌 '수요' 중심의 접근 방식 하에 생산 시설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정적으로 지출하던 높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공유' 통한 새로운 수입 창출원 발굴까지 

미국 비즈니스 전문 매체인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에 따르면, 미국 내 모든 창고 시설의 30%는 항상 미사용 중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그 수치가 50%로 더 높다. 플렉스(FLEXE)나 플로우스페이스(Flowspace), 스페이스필(SpaceFill)와 같은 온디맨드 플랫폼은 창고주인들이 미사용 중인 시설을 '포춘 500 선정' 기업이나 전자상거래 스타트업들에게 임대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처: Flowspace
출처: Flowspace

포춘 500 선정 기업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매년 발표하는 매출액 기준 미국 최대 기업 500곳을 의미한다. 이들 기업이나 전자상거래 분야 스타트업들은 그들의 재고를 보관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온디맨드 플랫폼 기업들과 다른 기업들 간의 B2B 거래를 통해 창고 공간이라는 자산이 공유되는 한편, 창고 주인들은 이를 통해 부가 수입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소유' 아닌 '공유'로 변동성에 강한 기업의 적응력과 회복력 제고 

팬데믹 동안 고객 수요가 요동치면서 많은 제조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소규모 제조업체들의 경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장 유지 비용은 그대로 지출하면서 수익은 얻지 못해 큰 위기를 맞아야 했다. 제조시설이 필요한 업체와 제조시설을 빠르게 연결해주는 픽티브(Fictiv)나 3D허브(3D Hubs) 등과 같은 온디맨드 제조시설 업체들은 이번 팬데믹과 같이 예상치 못한 변동이 닥쳤을 때 산업기업들이 빠른 적응력과 회복력을 갖출 수 있게 해준다.

B2B 공유경제는 이처럼 자원의 효율을 높이고, 기업의 빠른 적응과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새로운 경제가치를 창출해낸다. 또,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새로운 경제가치를 창출해낸다는 점에서 사회경제적, 생태학적 측면에서 B2B 공유경제 모델은 매력적이며,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