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클릭] "이준석, '尹 금방 정리된다' 언급"…속내 드러냈나
[대선클릭] "이준석, '尹 금방 정리된다' 언급"…속내 드러냈나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1.08.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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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예비 대선후보 ㅣ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 대선후보 ㅣ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를 견제하고 있음이 사실로 드러나 파장이 일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7일 이준석 대표가 최근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통화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라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제가) 방송 전에 원 전 지사와 통화를 했다. 틀림없는 사실이라더라"며 "원 전 지사가 '이 대표는 자동 녹음되는 전화기를 사용하니까 녹음 파일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말할 정도로 확인해줬다"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다른 경쟁 후보인 원 전 지사에게도 '금방 정리된다'라고 말한 것은 믿기 어려운 얘기"라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게) 일종의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인지 이유를 잘 짐작할 수 없다"며 "당 대표 본분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과 관련,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다. 팩트만 말했다"라고 인정했다.
    
원 전 지사는 지난 12일 이 대표와 통화를 했다면서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게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며 "앞뒤 워딩도 있는데 그것을 옮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 기억과 양심, 모두를 걸고 책임질 수 있는 내용"이라며 "특정 주자에 대해 (그렇게 언급)하는 부분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공정의 시비와 회오리 속에 당 대표가 있어서 너무 위험하다"라고 덧붙였다.  원 전 지사는 "당 대표는 당의 어른이다. 나이가 많아서 어른이 아니라 모두의 입장을 모으고 품어내기 때문"이라며 "누가 감히 나한테 도전하고 토를 다느냐는 식으로 일일이 반박하는 것은 말싸움이지 리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통화 당시 대여 투쟁에 앞장서라고 조언했더니 이 대표가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게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도 전했다.  또 이 대표가 서병수 의원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왜 밀고 가야 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중진 의원이 다 대선후보 캠프에 가 그렇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통화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더 커지는 것 같아서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부패하고 부도덕하거나 노회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면서 젊은 리더십의 참신성도 훼손됐다. 기대는 어느 순간 리스크로 변하고 있다"며  "혁신을 뒤로 하고 얕은 정치적 계산이나 한다는 인상을 줬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공정성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김소연 전 대전 유성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 대표에게 까방권(까임방지권) 주는 당신들은 준석이와 함께 역사의 죄인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당내 의원들, 기자들, 심지어 민주당 사람들조차 ‘우리 준석이’라며 아무도 저 녀석을(이 대표를) 제대로 혼낸 적 없이 ‘우쭈쭈 우쭈쭈’하다가 지금 사태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사로운 감정으로 중요한 순간에 판단을 그르친다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저버린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언론도, 당내 최고위원들도, 의원들도, 다들 아직도 나이브(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이 상황을 대충 넘긴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