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63] 삼양그룹, 친환경 플라스틱소재 개발박차...'비전2025'로 친환경분야 진출 가속
[ESG경영-63] 삼양그룹, 친환경 플라스틱소재 개발박차...'비전2025'로 친환경분야 진출 가속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8.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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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삼양홀딩스

삼양그룹은 식품, 화학, 패키징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ESG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룹 내 기술 융합을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지속 개발하고 있으며, 키워 온 고도의 생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과 농가의 성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달에는 중장기 성장전략 '비전 2025'를 공개하며 이 같은 움직임을 가속할 방침이다. 친환경, 첨단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헬스 앤 웰니스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삼양그룹의 목표다. 

■친환경 플라스틱 지속 개발..."탄소 저감 기여"

삼양그룹의 식품·화학 계열사인 삼양사는 작년 5월 친환경 '썩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특정 온도나 수분 등 퇴비화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를 개발함으로써 이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에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PC는 전기·전자 부품 및 의료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주로 사용 후 매립 혹은 소각 처리가 일반적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해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됐다.

삼양사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바이오매스 기반 생분해성 PC 및 부품 개발' 과제의 총괄 주도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양사가 생산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PC).ㅣ삼양그룹

올해는 보폭을 더 넓혔다. 세계 최초로 새로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한 것. 지난 7월, 삼양사는 '이소소르비드'로 석유 유래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단점을 개선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소소르비드는 옥수수 등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바이오 소재로 플라스틱을 비롯한 도료, 접착제 등을 생산할 때 기존 화학 소재를 대신해 사용된다. 이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내구성 등이 향상돼 전자 제품의 외장재, 스마트폰의 액정 필름, 자동차 내장재, 식품 용기, 친환경 건축자재 등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삼양사 화학연구소가 개발한 이소소르비드 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바이오 소재인 이소소르비드를 함유해 석유 유래 소재 대비 탄소 중립적이며 토양에서의 자연 분해 속도도 빠르다. 또한 석유 유래 소재 대비 강하고 질겨 필름 형태로 가공할 때 더욱 얇게 만들 수 있어, 플라스틱의 사용량 자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주로 일회용 봉투, 농업용 멀칭 필름(잡초, 수분 관리를 위해 토양 표면을 덮는 데 쓰이는 필름), 어망 등의 생산에 쓰일 예정이다.

삼양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소소르비드 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이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 필름. 이 필름은 일회용 봉투, 농업용 멀칭 필름 (잡초, 수분 관리를 위해 토양 표면을 덮는데 쓰이는 필름), 어망 등의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ㅣ삼양홀딩스
삼양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소소르비드 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이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 필름.ㅣ삼양그룹

이에 더해 삼양사는 2년에 걸친 기술 융합을 통해 최적의 열가소성 전분과 컴파운딩(혼합)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통상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필름 형태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열가소성 전분 등을 혼합해야 하는데, 식물 유래 소재인 열가소성 전분의 함량이 높아지면 (친환경적 측면에서는 유리하나) 인장강도가 떨어져 필름 형태로 가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삼양그룹 내 기술 융합을 통해 이소소르비드를 개발한 데 이어 이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바이오매스 기반의 이소소르비드 활용 범위를 넓혀 탄소 저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오매스 함량이 50%를 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EU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규제 조건을 충족해 EU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소기업과 동반성장↑..."경제·사회적 가치 동시 창출"

자사 생산 기술을 통해 중소기업과 농가의 성장에 보탬이 된 계열사도 있다. 삼양그룹의 음료·패키징 사업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은 지난 7월 친환경농산물 생산·유통 기업 청년농부도시여행과 공동으로 표고버섯 음료 '머쉬보리'를 개발했다. 

머쉬보리는 국내산 표고버섯을 주원료로 한 차 음료로, 청년농부도시여행이 공급하는 표고버섯과 삼양패키징의 '아셉틱(무균 상태에서 상온의 음료를 페트병에 담는 기술)' 기술력 및 음료 개발 역량이 더해져 탄생했다. 

삼양패키징과 청년농부도시여행이 함께 개발한 표고버섯 음료 ‘머쉬보리’.ㅣ삼양그룹

청년농부도시여행 신사업본부는 "국내 표고버섯 소비 진작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함께 표고버섯 음료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버섯 농가 소득 진작이라는 청년농부도시여행의 취지에 공감해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면서 "앞으로도 아셉틱 음료 OEM, ODM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우리나라 음료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삼양패키징은 중소기업이 규정된 최소 주문량보다 적게 생산하더라도 생산을 적극 맡는 등 중소기업의 제품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음료 공정은 생산 음료 종류를 바꿀 때마다 생산 시설을 교체하고 청소하는 작업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특히 삼양패키징의 아셉틱 설비는 무균 상태 유지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소품종 대량 생산이 유리하지만, 삼양패키징은 초기 주문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최적의 공정 배치를 통해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 회장, '비전 2025' 결의...친환경 진출 가속화 당부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이 영상을 통해 임직원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비전2025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ㅣ삼양그룹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은 영상을 통해 임직원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비전2025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ㅣ삼양그룹

이달 초 삼양그룹은 올해 그룹 조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비전 2025'를 공개하며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잡았다. 친환경, 첨단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헬스앤웰니스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하자는 것이 골자다.

김윤 회장은 영상을 통해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심 사업 재편과 실행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며 "스페셜티 강화를 위해 뉴트리션(영양관리)·메디컬·퍼스널 케어 사업 규모를 확대해 헬스앤웰니스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 이소소르비드의 성공적 상용화와 재활용 사업 구체화 등으로 친환경 분야 진출을 가속화하자"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2025년 자산의 30%를 글로벌 시장에서 운영하고,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제품에서 창출하자고 설정하는 등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한 질적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특별히 올해는 새로운 인사제도의 정착도 강조했다. 삼양그룹은 구성원의 역량 수준을 높여, 극도로 높아진 외부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인사제도 전반에 대대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으로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고 모든 직원이 자발적으로 성과 창출에 몰입하는 환경을 조성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