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성폭력] 해군女중사 상관구속…2차가해 수사 본격화
[軍성폭력] 해군女중사 상관구속…2차가해 수사 본격화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1.08.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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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망한 해군 여군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부사관이 14일 구속됐다.
    
해군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군사법원에서 모 부대 소속 A 상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결과,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A 상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A 상사는 함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됐다. 해군 관계자는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는 피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A 상사 구속은 성추행 발생 79일만이며, 군이 정식 수사에 착수한 지난 9일 기준으로는 5일 만이다.  

인천의 한 도서 지역 부대 소속인 A 상사는 지난 5월 27일 민간식당에서 같은 부대 후임인 여군 중사에게 '손금을 봐주겠다'고 하는 등 신체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엔 상관인 주임상사 1명에게만 피해 사실을 보고했지만 두 달여만인 8월 9일 마음을 바꿔 정식 신고를 했고, 수사에 착수한 해군 군사경찰은 지난 11일 A 상사를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12일 피해자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군사경찰은 같은 날 A 상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날 영장 심사가 열렸다.
     
이번 사건은 5월 말 성추행 직후엔 정식 신고를 원치 않았다던 피해자가 뒤늦게 정식 신고를 결심했다는 점에서 2차 가해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전날 피해자가 생전 유족과 나눴던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면서 피해자가 성추행 이후에도 분리되지 않은 채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A 상사의 업무상 따돌림, 업무 배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군 당국은 A 상사 등에 대한 2차 가해 여부를 집중 수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계속되는 군대내 성범죄에도 군의 조치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군대가 언제부터 성범죄집단으로 전락했단 말인가.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런 군대를 가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젊은이들에게 이런 군대에서 어떻게 조국을 지키라고 할 수 있을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계속되는 군의 성범죄 반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방부장관의 경질을 촉구한다. 아울러 철저한 수사와 관계자 엄중처벌 및 우리 젊은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에 적극 나설 것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