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한화, 우주사업 시동걸었다
[이슈진단] 한화, 우주사업 시동걸었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8.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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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이 영국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업인 원웹의 지분 8.81%를 취득했다. 3억 달러(약 3450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위성통신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번 투자로 한화시스템은 원웹의 이사회 결정 사안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원웹의 이사회는 인도의 바르티, 유럽의 유틸샛, 일본 소프트 뱅크 등이며, 한화시스템은 지분율 약 8.8%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웹은 지난 2012년에 영국에서 설립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다. 사업목표는 총 648개의 인공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2022년까지 전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원웹은 북극지역(북위 50 도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위성군을 갖췄는데, 이를 통해 늦어도 올해 말까지 북극지역을 중심으로 B2B서비스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 "경제 효과, 우주사업 성장에 기여할 것"


한화시스템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한화시스템

모건스탠리(Morganstanley)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1조100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 중 5800억달러 이상이 우주인터넷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대 위성통신 기업인 유텔샛은 내년 전체 위성 배치 이후 3~5년안에 원웹의 연 수익이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이 기업은 원웹이 우주인터넷 주요 업종에서 최소 10~20%를 상당 기간 점유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원웹은 20일 저궤도 위성 34기를 한꺼번에 쏘아 올릴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우주인터넷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 위성을 띄운 건 원웹과 스페이스X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 안정적 수익보다 더 큰 수확은 치열한 글로벌 우주 경쟁의 장에 유리한 조건으로본격 진입했다는 점"이라며 "한화시스템으로선 향후 원웹의 위성·안테나 개발·제작, 위성 간 통신 기술 개발 사업 참여 등을 통한 사업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원웹 노하우 확보...그룹 매출 성장도 기대"


업계에서도 이번 인수가 성공적이라고 평가가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한화시스템은 노하우 확보가 가능하다"며 " 지금까지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업 진행속도가 느렸지만, 원웹이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한화시스템은 향후 저궤도 통신 사업을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또 지분 취득이 원웹이 추가적인 자금 확보로 원할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시점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적은 사업준비 막바지 단계에서 지분 투자에 성공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도 원웹의 2세대 위성 통신 사업이 한화그룹 전체 우주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가 위성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인수한 한화페이저와 카이메타를 통해 이동식안테나(COTM)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개발이 완료될 경우 관련 매출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