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이재용 삼성 부회장 가석방..."경제 위기속 이부회장 역할 판단"
[이슈진단]이재용 삼성 부회장 가석방..."경제 위기속 이부회장 역할 판단"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8.0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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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되면서 향후 경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을 광복적을 맞아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서울 구치소에서 나와 자유의 몸이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등 경제환경 고려...경재계 "법무부 결정 환영"

법무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배경에 대해, 현재 코로나19 등 상황에서 경제환경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 수용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제계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의 위기 및 글로벌 경쟁사들의 패권 다툼 속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조언을 수차례 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삼성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신속한 결정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번 가석방 결정으로 재계에서는 법무부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계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통해 그동안 미뤄왔던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등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부회장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허용해 준 이번 법무부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삼성이 멈춰있는 투자시계를 돌리지 않는다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우리 경제의 먹거리를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결정은 이러한 경영계의 입장과 국민적 공감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취업제한 등 아직 우려사항도 남아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됐지만 아직 취업제한과 다른 2건의 다른 재판이 맞물려있어 경영 행보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나와도 최업제한이 그대로 유지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경우,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부당합병 관련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에 대한 재판도 아직 받고 있다. 경재계도 가석방 결정에 대해서는 환영을 표했지만, 이 부분을 우려했다.

경총은 "가석방은 취업제한과 해외출장 제약 등 여러 부분에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며 "향후에라도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를 비롯한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신설 등 투자 결정에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