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경제위기로①] 20년간 호주 농가 수익 1/4 줄었다 
[기후위기가 경제위기로①] 20년간 호주 농가 수익 1/4 줄었다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8.0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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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llaboutf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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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빈번해진 기후재해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동시에 천문학적 수준의 사회비용을 발생시키고, 달라진 기후 패턴으로 농업 및 어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기후위기가 곧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즈트리뷴은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지난 20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호주 농가 평균 수익 23% 하락 

지난 20년 동안 기후변화와 관련된 계절적 변화로 인해 농가의 연간 평균 수익이 23%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연방정부의 농업조사기관이 밝힌 바로, 연간 평균 수익의 23%는 농가당 대략 2만 9천 달러(한화 약 3,300만 원)에 해당한다. 

2001~2020년 호주 농가의 연 평균 수익은 1950~2000년 대비 하락했으며, 이는 대륙의 남서부 및 남동부 지역의 기후가 따뜻해지고 겨울철 강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 기후변화 저지 못할 경우, 향후 30년간 호주 농가 수익 최대 50% 감소

호주 농업자원경제과학국(ABARES) 측이 새롭게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되지 않고 생산업자들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향후 30년 동안 호주 농가의 수익은 최대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 

ABARES 임원 자레드 그린빌(Jared Greenville) 박사는 가디언(Guardian)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술한 내용을 담고 있는 새 보고서는 호주 기상청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전망에 기반한 것으로, 지난 20년 동안의 계절별 변화 및 조건이 호주 농가에 꽤 가혹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출처: bayern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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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 박사는 또, "평균 강수량이 줄어들고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농가 생산성 및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며, "다행스러운 점은 농부들이 이처럼 따뜻해지고 건조해진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있어 눈에 띄게 발전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서호주 지역 겨울철 강수량 큰 폭으로 줄어들 것...내륙 축산업자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 

ABARES 측 보고서는 서호주 지역의 농부들이 동부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압박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호주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퀸즈랜드 중부와 뉴사우스웨일스 서부 일부 지역의 축산업자들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 이전 대비 2050년까지 호주의 강수량은 기온 상승 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최소 3%, 최대 3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린빌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구와 기술개발, 기후변화 데이터 수집 등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 보고서는 호주 내 2050 탄소배출 제로 목표 설정과 관련해 활발히 진행 중인 논쟁 속에서 발표되었다. 호주는 1인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탄광 10개 중 4개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지속가능성보다는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여 다소 미온적인 기후변화대책을 보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호주 내외적으로 논쟁이 매우 뜨거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