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열대 전염병 리스크 부른다
기후변화, 열대 전염병 리스크 부른다
  • 이지인
  • 승인 2021.07.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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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isour닷컴
출처=hisour닷컴

208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와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11일 더 힐은지구 인구의 90%, 약 84억명의 사람이 말라리아와 뎅기열에 노출될 것이라고 발표한 ‘The Lancet Planetary Health’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는 말라리아와 뎅기열 확산 범위가 점차 북상하고 북아메리카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시아 북쪽과 중북부 유럽도 말라리아 발생가능성이 있으며 유럽 지역은 뎅기열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스탠포드 대학교 에린 모데카이 교수는 “주거 환경, 상수도, 난방과 같은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북아메리카 지역의 뎅기열 발생 확률을 낮게 유지하는 데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개체가 있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언제나 확산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가 현재와 같이 지속된다면 50년 안에 말라리아 유행 기간은 1개월 가량 증가할 것이며 뎅기열의 경우는 4개월이나 증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다만 이들은 배출량의 감소가 유행기간을 줄이고 수백만의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다는 긍정적 결과도 내놓았다.

연구진의 일원인 펠리페 콜론 곤잘레스 교수는 “정부와 보건 당국은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지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열대 전염병을 경험하지 못해 대규모 확산에 준비가 되지 않은 지역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모데카이 교수는 “미국 많은 지역에 뎅기열 매개 모기가 존재하고 플로리다, 텍사스, 하와이에서는 뎅기열의 소규모 지역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라리아의 경우 1930~40년대 진행된 대규모 토지 개발이 대부분의 매개체를 박멸시켰다. 그런 만큼 온난화가 말라리아를 재발시킬 확률은 적다”고 진단했다. 

다른 모기 발생 전염병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올해 미국에서 발견된 적이 있는데, 콜로라도 보건 당국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모데카이 교수는 “기후 변화의 역할은 불확실하다. 확산은 인구 분포와 조류 면역에 따라서 그 추이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후 변화에 따라 새들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져 모기들이 덜 죽으며 더운 날씨에 감염이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기후 변화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말라리아에 노출된 인구는 약 34억 정도이고 뎅기열에 노출된 인구는 39억 정도에 달한다. 뎅기열에는 매년 3억9천만명이 감염되고 있고 지난 2017년 말라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2억1700만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트리뷴=이지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