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마 - 폭염 ①] 북미, '50도 육박' 기록적 폭염에 신음
[침묵의 살인마 - 폭염 ①] 북미, '50도 육박' 기록적 폭염에 신음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7.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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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citechdaily
출처: Scitechdaily

언제부턴가 매년 여름이면 세계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해 사상 최고 기온이 경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구가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이상 폭염 소식은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폭염이 코로나19 이후 인류에게 닥칠 최대 위협이라며, 폭염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생명뿐 아니라 재산 피해와 같은 폭넓은 사후 피해를 남기는 폭풍우나 홍수 등과는 달리, 폭염은 조용하게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다고 하여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 북미 태평양 연안 지역, 50도 육박하는 혹서와 가뭄, 산불까지 삼중고 

최근 북미 지역에서 나타나는 폭염 현상은 그 경고를 새삼 실감하게 만들었다. 북미 서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폭염은 최고 기온을 그저 갈아치울 뿐만 아니라 기존과 매우 큰 격차로 최고 기온을 갱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평양 연안의 북미 서부 지역은 혹서뿐 아니라 극심한 가뭄과 대형 산불 위협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얼마 전 무려 46.6°C를 기록하며 기존 최고 기온보다 5°C 더 높은 고온을 기록했고, 북서부 시애틀 지역은 저녁 시간대 42°C를 기록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역시 연일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북미 지역 기온 분포도(붉은 색에 가까울 수록 최대 섭씨 44도 내외를, 노란색에 가까울 수록 10도 내외를 의미) | 출처: BBC Weathers
북미 지역 기온 분포도(붉은 색에 가까울 수록 최대 섭씨 44도 내외를, 노란색에 가까울 수록 10도 내외를 의미) | 출처: BBC Weathers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만 500명 이상 폭염 영향으로 사망 추정 

지난 3일(현지시간) 가디언(Guardian)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최서단 지역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약 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평년 대비 약 3배 더 많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화한 여름철 날씨를 보였던 지역인 만큼 해당 지역에는 에어컨을 갖추지 않은 가정이 많고 더위에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더욱 취약한 상태다. 이에 지역당국 측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쿨링 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이와 같은 재난 수준의 폭염 사태는 기후변화로 인해 불붙었고, 앞으로 몇 달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어 학계 전문가들과 당국 측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 기후변화가 심화시킨 폭염...전력량 크게 늘면서 정전사태까지 발생 

기상학자들은 폭염의 직접적은 원인으로 '열돔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가 돔을 형성하여 지면을 둘러싸는 현상을 말한다. 이 열돔 현상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부터 캐나다 북극 지역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인간에 의해 비롯된 기후변화가 이와 같은 현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언급된 북미 서부 지역에서는 전력량이 크게 늘면서 정전사태까지 발생했고, 학교와 사업장은 학생들과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잠정 폐쇄 조치에 이르렀다. 코로나19 검사장과 모바일 백신 예약까지 중단됐다. 그야말로 사회가 마비된 것이다. 

산불 피해 역시 예년보다 더 커졌다. 미국 서부 지역은 평년 대비 산불 피해 기간이 더욱 길어졌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136곳에서 산불이 진행되고 있었다. 극한의 더위와 건조 속에서 불길을 잡는 것이 더욱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