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패러다임-②] 화석연료서 친환경 전력으로...수소·탄소배출권 시장 기대
[에너지패러다임-②] 화석연료서 친환경 전력으로...수소·탄소배출권 시장 기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7.06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 UST

지난해, 전 세계 국가들은 앞다퉈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이들이 내건 '그린뉴딜'은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전력으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단 모든 화석연료 기반 설비들이 전력으로 대체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화석연료가 필요한 부분에선 기존 설비를 유지하되 배출된 탄소는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으로 언급된다.

여기에 중대한 역할을 할 해결책으로는 수소와 탄소포집장치(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가 제시된다. 특히 탄소국경조정세 도입으로 이들의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유럽은 2023년부터 제품 생산 중 배출되는 탄소에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라며 "제도 시행이 임박하며 수소와 CCUS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패권 바꿀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역사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강대국 질서의 변화를 야기했다. 주 에너지원을 소유한 국가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경제개발을 이뤘고, 에너지 거래에 대한 화폐의 주도권을 독식해 왔다.

현재 인류의 최종 에너지원 가운데 원유 비중은 38%에 달하는데, 이 같은 사실이 글로벌 정세에 산유국인 중동과 미국, 러시아가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다시 말해 에너지 패권은 글로벌 국가 경쟁력을 결정 짓는 핵심 요소다.

그린뉴딜 또한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며 주도권 경쟁을 통해 국가 패권이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거란 평가다. 

글로벌 발전량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20년 29%에서 2050년에는 8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중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20년 3%, 6%에서 2050년 33%, 35%로 주 발전원이 될 거라는 예측이다. 오는 2050년 태양광 발전시장 규모는 1.4경원, 풍력 8천조원으로 추산된다.

재생에너지가 주 발전원이 될 것으로 보이나, 수요 증가율 측면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인 수소와 CCUS가 더 가파를 전망이다. 실제 태양광과 풍력 수요의 2020~2050년 예상 연평균성장률은 각각 10.0%, 8.4%인 반면, 수소와 CCUS는 각각 38.8%와 22.0%에 달한다. 

특히 수소는 에너지 저장과 전환의 기능을 모두 수행 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는 특정 시간대에만 전력을 생산하는 간헐성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수소는 특정 시간대에 과잉 공급되는 전력 저장의 해결책 중 하나다. CCUS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어려운 공정은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되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제거하는 방식이다.

다만 모든 화석연료가 단번에 퇴출되긴 어렵다. 현재 원유시장 참여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산은 6조달러 규모인 반면, 재생에너지 기업은 아직 3천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석탄발전소에는 10년 이상 가동 가능한 자산이 64%에 달하며, 천연가스도 67%로 비슷한 상황이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차츰 원유시장 기업 가치의 일부가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 

■축소하는 원유 거래시장...수소·탄소배출권이 대체

에너지 전환으로 원자재 시장의 주요 상품인 원유의 거래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각 국가에서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면서 에너지 거래시장이 상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간 거래가 자유로운 원유에 비해 전력은 국가간 거래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전력을 나르는 전력망 투자 비용이 천문학적이기 때문. 이에 OECD 국가들의 전력거래량은 총 생산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함 연구원은 "축소하는 원유 거래시장을 수소와 탄소배출권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수소의 경우 친환경 에너지 중 저장 및 이송이 유리해, 재생에너지 설치가 부족하거나 자연 환경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부적합한 국가들이 이를 통해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의 그린딜에서 발표한 40GW의 수전해설비 건설 계획을 보면, 20GW는 유럽 내에, 나머지 20GW는 아프리카에 설치해 수소를 유럽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은 원유와 유사한 시장 규모 형성이 가능하다. 글로벌 연간 탄소배출은 350억톤에 달하며 현재 논의되는 탄소국경세는 톤당 50유로 수준으로, 원유시장과 유사한 시장 규모로 평가된다. 산업 공정에서 정해진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초과 배출한 기업은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입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함 연구원은 이에 대해 "현재 모든 배출량에 비용이 부과되지는 않지만, 점차 범위가 확산될 것"이라며 "이는 배출권 거래 활성화는 물론 배출권 가격 상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미 정유 업체들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발표하며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신규 상품시장이 형성되며 새로운 강자가 탄생할 것이고, 이는 수소 생산 업체와 CCUS 및 재생에너를 통해 탄소 배출권을 확보한 업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