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패러다임 ①] '친환경 굴기' 中, 전기차 향해 움직인다
[에너지 패러다임 ①] '친환경 굴기' 中, 전기차 향해 움직인다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7.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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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jato.com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면서 전기차 업계는 물론 지구촌에도 커다란 변화가 점쳐진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자동차는 총 7803만대 팔렸다. 이 가운데 중국은 2527만대를 구매, 3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코로나19에도 경쟁국인 미국보다 1000만대 이상 더 많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시장보급율이 5% 정도로 다소 활약이 덜했다. 그렇지만 이제 최대 자동차 소비자를 가진 중국이 전기차 시장으로 움직이면서 생태계 변화는 커질 전망이다.

실제 중국 내 전기차 비중이 적었을 뿐, 지난해 중국의 전세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41%(286만대 중 118만대)에 달했다. 올해의 상승세도 무섭다. 지난 1~5월 중국의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95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의 판매량은 총 2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정부, 대규모 보조금으로 환경문제 적극 대응  

전기차는 차 가격 중 배터리의 비중이 42%정도로 가장 커 아직 석유자동차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따라서 정부의 보조금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전기차 보급의 핵심이었다. 중국이 전기차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바로 '화끈한 보조금 정책'이 통했던 것.

전기차는 기존 석유자동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전기차 보급에 결정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 소비자가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다수를 차지한 것도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덕분이라는 것.

중국 정부는 환경문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간 2500만대씩 자동차가 판매되는 중국의 경우, 매연으로 인한 대기환경문제가 심각했다. 특정 계절에는 시야가 보이지 않아 고속도로를 폐쇄하거나,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대기오염의 주범을 '자동차 배기가스'로 보고 조치에 나섰다. 우선 환경설비를 확대하고, 공해가 발생하는 공장은 문을 닫도록 했다. 나아가 친환경차 전환을 위해 전기차를 구매하면 자동차구매보조금을 지급하고 자동차번호판 발급에 있어서도 우대했다.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자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음은 물론, 전기차와 연관된 기업들 역시 연구개발과 신차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정부 주도로 충전소 설치, 전기차 규격표준 통일 등 관련 인프라도 신속히 구축했다.

자료: electrive.com
길리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브랜드 Zeekr의 모델. electrive.com

이에 세계 최대의 전기차회사인 테슬라는 상하이에 최대 규모의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양국간 정치권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테슬라의 중국공장과 제품에 대해 각종 우대조치를 실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 선두의 전기차 회사를 유치함으로써 이 회사에 납품하기 위해 일류의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고, 중국 내 관련 회사들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역시 세계 최대의 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빼놓고는 패권을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중국산 전기차 반등 시그널..."하반기 더 좋아질 것"

중국 내부의 업계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의 전망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밝을 전망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 실적은 여러 호재로 인해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광둥성 지부는 지난달 29일, 노후된 차량을 신차로 교환할 경우 전기차는 최대 1만위안, 내연 기관차는 5천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광둥성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업체에게는 분명 좋은 소식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전기차 3인방'으로 불리는 Nio, Xpeng, Li Auto의 6월 데이터도 인상적이다. 실제 이들의 지난달 전기차 인도량은 일제히 전월 대비 늘었다. 특히 Li Auto의 경우 6월 인도량(7713대)이 전월대비 78% 증가했고, 6월 신규주문도 역대 최고 수준인 1만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길리자동차가 모회사와 설립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 Zeekr의 첫 모델 Zeekr 001이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6월부터 개시된 예약 판매도 흥행 중이라는 평가다. 또한 Li Auto의 2021년형 Li ONE 인도가 6월 1일부터 시작됐고, Xpeng은 라이다 센서를 탑재한 세단 P5를 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Nio도 2022년에 신형 세단 ET7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대 자동차 시장을 가진 중국은 그간 전통자동차 시장에서 유럽, 일본 등에 내수시장을 내줬지만, 세계 전기차시장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을 다른 국가들에 게 뺏기지 않기 위해 재빨리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