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풍-下] 통신사 메타버스戰, 3사3색
[메타버스 열풍-下] 통신사 메타버스戰, 3사3색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7.0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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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기업들의 메타버스(Metaverse)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5G 상용화로 탄력 받은 통신업계의 발걸음은 더욱 바쁘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를 차세대 5G 킬러서비스로 낙점해 새 먹거리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oT·메타버스가 차세대 5G 킬러서비스로 부상하는 양상"이라며 "이들이 킬러 서비스로 자리잡는 '진짜 5G 도입'이 임박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5G 급행차선 허용 △자율차·스마트팩토리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전세계 3.5GHz 및 28GHz 주파수 공급 본격화 양상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SKT, 비대면 행사·엔터테인먼트 산업 관심

올해 3월, 순천향대학교의 입학식은 세계 최초 버추얼(virtual) 방식으로 열렸다. 본교의 대운동장을 사이버 공간에 옮겨 놓고, 이곳에 '과잠'을 입은 2500여명 새내기들의 아바타가 입장했다.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에 5G가 융합돼 가능했던 장면이다.

이러한 풍경은 회사의 채용 설명회에도 이어졌다. 지난 4월 이틀에 걸쳐 온라인 공간에서 열린 SKT의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에는 6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참여했다. 비대면 시대 시공간적 제약을 받던 구직자들과 회사 실무자들이 각각 아바타 형태로 참여, 정보를 교환하는 등 소통할 수 있었다.

SKT는 2021년 순천향대 신입생 입학식을 자사 점프VR 플랫폼 내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약 150여개의  소셜월드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된 입학식 전경.ㅣSKT

SKT는 그 달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에도 뛰어들었다. 이는 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해 K팝 스타의 콘텐츠와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콘서트와 팬미팅도 여는 사업이다. 과거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기 위해선 직접 콘서트에 가야했지만, 이제 AR∙VR 기술의 발전으로 스타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SKT는 이 같은 가상공간에서의 소통이 더욱 실감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MR 서비스 CO(컴퍼니)'의 명칭을 '메타버스 CO'로 바꾸고, 혼합현실 경험 제공에 더욱 힘 쏟기로 했다. 또 최근 한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전문 스튜디오와 함께 투자 협력을 맺고 3D 영상 제작 기술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아바타 및 가상공간을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T 관계자는 "메타버스 등 혼합현실 기술의 발전은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 측면에서 큰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자사의 혼합현실 인프라들이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중요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메타버스 원팀' 결성...시니어·아동 시설에 서비스도

KT가 용산구청과 리얼큐브를 활용한 어린이 운동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맑은 숲 어린이집 원생들이 메타버스 운동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ㅣKT

KT는 지난달 2일 메타버스 관련 ICT 기업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팀에는 KT를 포함한 VR·AR·MR 관련 9개 기업들과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가 동참하고 있다. KT는 이날 "메타버스는 앞으로의 핵심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원팀 참여 기업들과 메타버스 생태계 확대와 기술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KT는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인 '리얼큐브'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린이나 시니어의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KT는 지난달 이틀간 서울 용산구 관내 어린이집 등에서 메타버스 운동회를 열고, 시니어의 치매예방을 위한 체육활동도 진행했다. 리얼큐브를 통해 현실 공간에 반응형 기술과 위치·동작 인식이 가능한 센서를 연동하는 방식. VR·AR 기기 등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도 가상환경을 체험할 수 있어 어린이들과 시니어들이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분야에서의 행보도 눈에 띈다. 감염병으로 인해 야구장 관중이 30%로 제한되자, KT는 시·공간 제약 없이 팬들이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야구장에 메타버스 공간을 마련했다. 팬들은 직접 야구장에 가지 않고도 메타버스 내 만들어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KT는 메타버스의 주요 분야인 실감 미디어 영역을 헬스케어 및 교육, 스포츠 등으로 확대해 제공 중"이라며 "많은 분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U+, 글로벌 ‘XR 얼라이언스’ 의장사...아이돌 전시관 운영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서 U+VR의 신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ㅣLGU+
LGU+ 관계자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서 U+VR의 신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ㅣLGU+

LGU+는 글로벌 협력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U+는 세계 주요 IT 기업이 참여하는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의 의장사를 맡았다. 작년 9월 출범한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인 XR 얼라이언스는 초대 의장사인 LG유플러스를 필두로, 퀄컴 테크놀러지·버라이즌 등 총 7개 지역 10개 사업자가 참여해 왔다.

여기에 지난 5월 11번째 신규 회원사로 미국의 선진 AR 기업 '트리거'가 합류하면서, 연합체는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기존에는 VR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낸 회원사들로 구성돼 있었는데, 추가로 강력한 AR 기업이 합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5G 콘텐츠 연합체로서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VR과 AR 콘텐츠를 균형 있게 선보이고, XR 산업의 균등한 성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회사는 전했다.

LGU+는 이 밖에도 메타버스 기반의 아이돌 온라인 전시관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시관을 공개했는데, 이 곳에서는 단순 VR 영상을 시청하는 데에서 나아가, 가상현실 속에서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XR 콘텐츠의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해 고객들의 볼거리를 늘려 나가고, XR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