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악당" 오명 씻어낼까
한국, "기후악당" 오명 씻어낼까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0.11.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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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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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오명을 씻어낼까."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탄소중립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정부는 그린뉴딜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천명하면서도  정작 그린뉴딜 정책에는 정작 탄소중립 목표가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우리정부가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화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탄소중립은 기후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세계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국가적으로 차분하고 냉철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적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 화석연료 의존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저탄소경제는 이미 새로운 경제질서인 만큼 기업도 저탄소경제로 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중심에서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온실가스 감축계획도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왜 한국이 기후악당?  

탄소중립은 지구온난화 ·기후위기의 원인인 탄소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나머지 배출은 삼림 등 자연 흡수원을 통해 흡수해 대기중 탄소실제배출량이 0인 상태를 말한다. 탄소순배출 제로 또는 넷제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이 기후악당으로 불린다는 것은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통해서 알려졌다. 반위원장은 지난 6월말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이 국제사회 일각에서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라고 비판받는다"고 전했다. '기후악당'이란 석탄소비가 줄지 않는 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반 위원장은 "기후 악당이라는 말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가 제일 먼저 보고드렸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들어간 나라가 '악당' 소리를 듣는 것은 불명예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세먼지, 대기 질과 관련해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35위, 36위에 들어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미 G7(주요 7개국)에 해당한다. 이런 오명은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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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참가국들은 한국의 '탄소 중립' 선언에 대해 환영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호주 등은 한국이 내년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노력을 가속해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GGGI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의 건강하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촉진하기 위한 국제기구다.

국내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대통령이 직접 '2050년 탄소 중립'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기후 위기에 맞서 행동한 시민들이 함께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본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올해 말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방안' 목표치를 50%로 과감히 끌어 올리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첫번째 과제다. 더 확실한 석탄발전 중단 일정이 필요하고, 해외 석탄 투자도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