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산화탄소 안줄이면? "30년뒤 위험하다"
대만, 이산화탄소 안줄이면? "30년뒤 위험하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8.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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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만이 앞으로 이산화탄소(CO₂)를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30년 후 본섬의 일부가 바닷물에 잠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대만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보 등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대만사무소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만의 해수면 상승 전망치를 공개했다.
    
그린피스 대만 사무소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대만이 CO₂저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2050년에 해수면이 0.56m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수면이 이처럼 상승하면 1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타이베이 아레나' 5천개를 합친 면적과 맞먹는 1천398㎢가 바닷물에 잠기면서 대만 총통부, 입법원(국회), 타이베이 기차역, 쑹산(松山) 공항, 타이중(台中) 항구 등과 120만 대만인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그린피스 측은 경고했다.
    
그린피스는 특히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이 겹치면 해수면이 1.62m로 상승해 토지 2천120㎢, 건물 연면적 9천398m²가량이 물에 잠기고, 약 290만 명의 이재민이 생기는 등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폭풍해일은 허리케인, 태풍, 폭풍, 열대성 저기압 등의 기압 차로 인해 해안 해수면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기압이 1헥토파스칼(hPa)씩 낮아지면 해수면이 1㎝씩 상승한다.
    
그린피스 대만 사무소는 이어서 대만 지방정부가 기후 긴급사태 선포와 교통 및 기반 시설 등 주요 건물의 구체적인 CO₂저감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린피스는 그러면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라 대만 지방정부가 CO₂저감계획을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만 중앙연구원 지구과학연구소의 왕중허(汪中和) 교수는 대만의 해수면 상승속도가 세계 평균치(1.9mm)의 약 2배에 이른다면서 분지인 타이베이(台北) 지역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교수는 그러면서 정부가 하루빨리 도시 이전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6대 도시 중 해수면 상승으로 이재민이 가장 많은 7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 북부 신베이(新北) 시정부는 가로등 및 학교의 실내외 등을 절전형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석탄 퇴출 등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중장기 목표를 제정해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