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의 반란...제주맥주 상장 첫 성적표는?
수제맥주의 반란...제주맥주 상장 첫 성적표는?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5.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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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IR협의회 김현철 부회장, 코스닥 홍순욱 부이사장,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이사, 대신증권 오익근 대표이사, 코스닥협회 정진교 전무 ㅣ 제주맥주

수제맥주 전문기업 제주맥주가 26일 코스닥 상장 첫 날 성공적인 입성을 알렸다. 제주맥주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념식을 열고 한국 맥주업계 ‘제3의 물결’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주맥주는 맥주 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2015년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6년 크래프트 맥주 본고장인 미국의 ‘브루클린 브루어리’사와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사는 35년 이상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뉴욕 1위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회사다. 

제주맥주는 제주 양조장을 기반으로 ‘제주’ 자체를 브랜드로 제품 인지도를 확보하며, 출시 1년만에 크래프트 맥주 부문 인지도 1위를 달성했다.

제주맥주는 앞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447개 기관이 참여해 1356.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2600원~2900원) 상단을 초과한 32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전체 참여기관 중 99.45%의 기관이 공모가 상단 이상의 금액을 제시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이어 13일부터 14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1748.2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 기업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공모 금액은 약 268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792억원이다.

제주맥주는 이날 장 중 시초가 4780원 대비 21.13% 오른 5790원(오후 2시 기준)에 거래되는 등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는 공모가 3200원 대비 80.94% 높은 수준이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는 “제주맥주의 상장은 대기업 맥주, 수입맥주가 주도하는 99%의 시장을 깨는 1%의 도전이며, 한국 맥주 시장의 변곡점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커피 산업이 고품질의 다양한 선택지들을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었듯이 크래프트 맥주 문화를 모두가 향유하는 맥주업계 ‘제3의 물결’이 제주맥주의 주도로 찾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과 동반 '고성장' 기대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제주맥주'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제주맥주 대표이사 문혁기가 상장 기념사를 하고 있다. ㅣ 제주맥주

최근 국내의 지속적인 주류 규제 개선으로 사업 환경이 개선되면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크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대표 수제 맥주 기업으로서 제주맥주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과세체계 변경, 맥주 위탁제조 허용, 무알콜 맥주 등 음료 제조 및 판매 허용 등 규제 개선으로 사업환경이 좋아지면서 크래프트 맥주 시장 자체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제주맥주는 2017년 ‘제주 위트 에일’을 시작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콘텐츠로 크래프트 맥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 총판매매출 335억을 달성, 연평균 148%의 성장률을 보이며 크래프트 맥주 시장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5.1%의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20년 28.4%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연간 생산 가능량이 2017년 285만리터에서 2021년 2000만 리터까지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제주맥주의 제품별 매출비중(2020년 기준)은 맥주 제품 매출이 98.2%, 투어 매출이 1.8%를 차지한다. 총 판매 매출액 기준으로는 제주 위트 에일 맥주 50%, 제주 펠롱 에일 맥주 23%, 제주 슬라이스 맥주 8%, 기타맥주 19% 순이다.

제주맥주는 중장기 성장을 위해 제품 다변화와 함께 글로벌 진출도 추진 중이다. 제주맥주는 공모자금 대부분을 R&D강화에 투자,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창립 단계부터 유럽 1위 맥주 설비 컨설팅사 비어베브(beerBev)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설비를 도입했다. 

제주맥주 측은 이 같은 인프라를 토대로 미국, 유럽 등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해당 국가 맥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처럼 국내 크래프트 맥주 산업을 메인 스트림으로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박종선 유진투자 연구원은 "제주맥주는 현재의 밀맥주 이외에도 니치마켓인 흑맥주 시장 진입은 물론 한국 맥주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라거 맥주 시장은 물론 무알콜 시장 진일을 추진 중"이라며 "또한, 현재 미미한 해외 매출의 본격화를 위해 제휴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사와 강력한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칼스버그, 기린맥주 등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인 주류 규제 개선과 생산량 확대 등 적극적 대응으로 고성장 지속이 전망된다"며 "제품 다변화와 글로벌 확장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