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연구결과 "온실가스 안줄이면 2050년 댐·제방 4년마다 넘친다"
환경부 연구결과 "온실가스 안줄이면 2050년 댐·제방 4년마다 넘친다"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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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범람으로 인한 피해 모습. ㅣ YTN 방송 캡처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정도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2050년에는 일부 유역의 댐·하천 제방이 4년에 1번 주기로 범람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최근 전문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의 강수량 및 홍수량의 증가 정도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예측됐다고 20일 밝혔다.
    
환경부는 2014년 '기후변화 대비 수자원 적응기술 개발' 연구단을 구성해 이번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에는 13개의 '전 지구 기후모델'과 2개의 지역 기후 모델이 이용됐다. 온실가스 배출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RCP 8.5)를 적용했다.
    
먼저 강수량은 1976∼2005년 30년간 관측 평균값과 비교했을 때 21세기 초(2011∼2040년)·중(2041∼2070년)·후반(2071∼2100년)에 각각 3.7%, 9.2%, 17.7%가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1세기 후반에는 특정 연도 강수량이 41.3%까지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월별로는 9월의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24.3%), 11월은 감소(-0.6%)해 계절적인 편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댐과 하천제방 등 홍수방어시설의 설계 시 이용되는 홍수량은 2050년경에 현재 대비 11.8%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유역별 홍수량은 한강 유역의 경우 조금 감소(-9.5%)하는 반면 금강(20.7%), 낙동강(27%), 영산강(50.4%), 섬진강(29.6%) 유역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유역별 편차가 컸다.
    
강수량과 홍수량 증가에 따라 2050년에는 현재 100년 빈도로 설계된 댐과 하천제방 등의 치수안전도가 지점에 따라 최대 3.7년까지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100년에 1번 범람하도록 설계된 하천제방이 미래에는 4년에 1번 범람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올해 강수량 및 강수 규모에 대해서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홍수기(6월 21∼9월 20일) 이후 올해 장마 시작 전까지(2019년 9월 21일∼2020년 6월 23일) 전국 면적 강수량은 686㎜였다고 밝혔다. 이는 예년(520㎜)의 약 1.3배(132%) 수준이다.
    
장마 기간(6월 24일∼8월 16일) 전국 면적 강수량은 840㎜로, 예년(492㎜)의 약 1.7배(171%)였다.

특히 섬진강 유역은 1069㎜로, 강수량이 예년의 2배(192%)에 달했다. 이는 이 일대 유역에 내린 역대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장마 기간 최대 누적강수량을 기록한 지점은 강원도 인제 향로봉 지점이다.
    
연 강수량(1300㎜)의 1.7배에 달하는 2164㎜의 비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내렸다.
    
강우 규모를 분석한 결과 남원과 광주지점의 강수량은 24시간 기준 각 364㎜, 462㎜로 과거 최대치를 각각 54%, 22% 초과했다.
    
이는 확률적으로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강수 규모다.
    
환경부는 올해와 같은 대규모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홍수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박재현 환경부 홍수대책기획단장은 "장래 홍수량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댐과 하천 및 도심하수도 등 홍수방어체계 전반을 자세히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홍수예보체계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