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바이든 정상회담] 4대그룹 44조 투자..."미래산업 한단계 도약"
[문대통령-바이든 정상회담] 4대그룹 44조 투자..."미래산업 한단계 도약"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5.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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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정삼회담에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국내 4대 그룹이 미국에 약 44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과 현지 기업들과의 연계 강화 등 다양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유의미했던 것이라 평가하면서도 협의 내용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미국 바이든 대통령ㅣ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왼쪽), 미국 바이든 대통령ㅣ사진=청와대

■ 44조원 투자...'배터리·반도체·바이오' 포괄적 협력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서 4대 그룹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셔 등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CEO들은 회담에 앞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투자 규모를 확정했다. 

그룹별로는 SK하이닉스가 약 1조1300억원을 투자해 실리콘밸리에 R&D(기술개발) 센터를 설립한다. 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해 현지에 총 15조78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현대차의 경우에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인프라 등을 확장하기 위해 8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삼성전자는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시설을 미국 현지에서 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지목되고 있지만, 아직 세부사항은 논의 중이다.

양국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간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기후, 글로벌 보건, 5G 및 6G 기술과 반도체를 포함한 신흥기술, 공급망 회복력, 이주 및 개발, 우리의 인적교류에 있어서 새로운 유대를 형성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5G,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며 "이를 위해 반도체, 친환경 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과 같은 우선순위 부문을 포함해 우리의 공급망 내 회복력 향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성명에서 양국은 "차세대 배터리, 수소에너지, 탄소포집·저장(CCS) 등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 및 인공지능(AI), 5G, 차세대 이동통신(6G), Open-RAN 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기술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재계 "포괄적 협력 환영...노력 이어가야"

이번 회담 결과를 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계 단체들은 안보와 경제 등 다방면의 협력에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전경련은 논평을 통해 "양국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인도·태평양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며 "한미동맹이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확인한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협의가 현실화할 수 있도록 경제계 차원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 경제계가 양국 동맹에 기여한 것처럼 경제협력이 한미 동맹 강화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위협 등으로 자국 중심의 경제질서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반도체, 배터리, 전략·핵심원료, 의약품 등의 공급망 회복은 물론, 신흥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적 이익이 더욱 증진되고,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강화돼 국가적 이익과 가치를 포괄적으로 공유하는 한 단계 성숙한 동반자적 관계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경영계 역시 양국의 교역과 투자 확대 등 민간 기업 차원에서 다양한 경제협력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협도 이번 회담에 대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 분야의 공급망 구축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한 데에 크게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한미 양국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제 1의 경제 협력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ㅣ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ㅣ사진=SK이노베이션

■ 증권가 "국내 기업들 도약 기회...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이번 회담으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한편, 사업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는 그린산업과 바이오 기업간 협력 등이 논의됐고, 한국 기업들이 400억달러 규모의 현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며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는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경제동맹을 강화하는 발판이 마련되면서 한국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제약/바이오 등 전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미래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정상회담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 경제·산업·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글로벌 투자환경의 변화 속에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 증시의 매력을 배가시켜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원자력발전 협력과 기후 변화 등에서 양국이 협력했다는 것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했던 원전 협력과 관련해 많은 관심이 쏟아질 수 있다"며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도 수소저장이나,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등 테마가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