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물고기 배변 등으로 연간 16억5000만t 탄소 심해 '저장'
바다 물고기 배변 등으로 연간 16억5000만t 탄소 심해 '저장'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2.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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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남부 연안서 수거한 물고기 배변립=Grace Saba
캘리포니아 남부 연안서 수거한 물고기 배변립=Grace Saba

바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인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해 심해에 가둬놓는 역할을 하는데, '바다 내 탄소 흐름'(carbon flux)에서 물고기와 관련된 탄소가 연간 16억5000만t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미국 럿거스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해양·해안과학과 조교수 그레이스 사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바다 내 탄소 흐름에서 물고기의 역할을 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호소(湖沼)와 해양학'(Limnology and Oceanography)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안과 원양에서 물고기에 의한 탄소 흐름 관련 정보를 종합하고, 탄소 흐름 측정에 오류가 있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물고기가 배변립(粒)과 호흡, 기타 배설물 등을 통해 배출하는 탄소가 연간 16억50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바다 표층수에서 심해로 가라앉는 전체 탄소의 16%를 차지하는 양이다.

빛이 들어오는 200m까지 '유광대'에서 물고기가 배출하는 탄소는 심해로 가라앉는 배변립과 입자성 무기탄소(탄산칼슘 광물), 용존유기탄소, 호흡으로 인한 CO₂ 등의 형태를 띠고 있다.

바다는 표층 해양이 대기에서 CO₂를 흡수해 용존 무기탄소 형태로 갖고 있으면서 대기와 용해도 평형 상태를 유지한다. 바닷물 속의 무기탄소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을 통해 입자 유기물로 바뀌어 동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가 물고기의 배설물이 되거나 플랑크톤 사체 형태로 유광대 아래로 떨어지며 표층수의 탄소를 심해로 가져오는 '생물학적 펌프'로 작용한다.

사바 박사는 "빛이 들지 않는 곳으로 떨어진 탄소는 깊이와 장소에 따라 수백년 이상 안정적으로 저장된다"면서 "이런 자연 과정은 CO₂ 배출원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고기가 탄소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앞으로 연구를 통해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