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손보사, 1분기 역대급 실적...손해율·투자 모두 잡았다
[실적분석] 손보사, 1분기 역대급 실적...손해율·투자 모두 잡았다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5.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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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줄어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증시 활황에 힘입어 투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손해율 개선과 함께 호실적을 견인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474억원으로 전년동기 5761억원 대비 3713억원(64.4%) 증가했다. 

이 기간 KB손보를 제외한 4개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두 자리수 가량 급증했다.

업계 1위사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315억원으로 전년동기 1640억원 대비 무려 163% 증가했다.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 특별배당금(1401억원)을 제외하고도 전년동기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과 초저금리 지속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하고도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해 일회성 수익 제외한 과거 동 기간 대비 역대 최대 규모의 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전년동기 대비 3.2%p 감소한 102.1%를 기록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보험 종목별 손해율을 보면 장기보험은 보장 보험료 비중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0.1%p 하락한 82.4%,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사고율 감소 및 지속적인 손해 절감 노력으로 전년 대비 6.5%p 감소한 79.8%를 기록했다. 다만 일반보험은 고액 사고 증가로 인해 87.3%로 6.2%p 상승했다.

투자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40.3% 증가한 6918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1.49% 보유한 삼성화재는 삼성전자로부터 1주당 1578원씩 총 1401억원의 특별배당금을 수령하면서 투자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기존 보수적인 투자 기조에서 벗어나 최적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 제고와 자산 안정성을 모두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DB손보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90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6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7% 늘었다. DB손보에 따르면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원수보험료)은 8.1% 증가한 3조64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비율은 104.8%에서 102.9%로 개선됐다.

또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6%에서 80.3%로 4.3%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도 같은 기간 각각 84.5%, 62.1로 줄었다.

DB손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장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투자수익률이 개선됨에 따라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1076억원 대비 21.1% 증가한 1304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조4459억원, 영업이익은 17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1%, 16.5% 성장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와 비용효율화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9%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한 1265억원으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7082억원, 영업이익은 189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8%와 43.1%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보험영업에서 121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투자영업이익으로 3109억원을 벌었다.

1분기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동기 대비 4.7%p 개선된 80.6%를 기록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일반·장기·자동차 전 보종의 손해율과 사업비율 모두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개선되면서 보험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64억원 개선됐다"며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1분기 현대해상의 일반·장기·자동차보험 모두 전년동기 대비 손해율이 개선돼 전체 손해율이 2.6%p 개선됐다. 사업비율(19.9%) 역시 전년동기 대비 0.7%p 개선되면서 합산비율은 103.6%로 큰 폭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와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투자수익률 개선이 이번 1분기 손보사들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반면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동기 772억원 대비 10.9%(84억원) 감소했다. 

KB손보는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9년 2343억원에서 지난해 1639억원에서 704억원(30%) 감소한 바 있다. 2017년 330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매년 감소해 지난해 1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1분기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2분기 나들이 외출이 증가로 인한 정비요금 인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정비업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운영경비 증가 등을 감안해 8.2%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분기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로 인한 활동감소 영향으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지만 4월 이후 사고율이 늘고 있어 아직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은 보험료 인상을 논의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상반기 보험료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손해율 추세를 지속적으로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