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SK이노, 본업 회복에 '배터리' 더했다..."가파른 외형 성장 기대"
[실적분석] SK이노, 본업 회복에 '배터리' 더했다..."가파른 외형 성장 기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5.14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에도 견고한 이익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9조2398억원, 50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6.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하는데 성공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석유화학 등 주력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신성장 사업인 배터리 및 소재사업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업 회복 본격화...배터리 사업 우려도 해결

1분기 사업 부문별로는 우선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석유 사업이 영업이익 416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복합정제마진이 전분기 대비 2178억원 개선됐으며, 국제유가 급등으로 재고관련이익도 3722억원(저가법) 발생했다.

화학 사업은 영업이익 1183억원을 달성했다. 타이트한 공급으로 올레핀 스프레드가 견조하게 유지됐으며, PX와 벤젠 스프레드는 각각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36.8%, 61.2% 개선됐다. 또 윤활유 사업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이 발생하며 영업이익 1371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9.4%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한파에 따른 공급 차질로 정제마진이 대폭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확대됐다"며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PX, 벤젠 등 아로마틱 계열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 및 전 분기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판매량 증가 등 수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자료=SK이노베이션

다만, 배터리 사업에서는 영업손실 폭을 확대했다. 1분기 배터리 사업은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손실 1767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의 경우 전분기 대비 25.3% 증가한 31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SK이노베이션은 4000억원이 넘는 양호한 영업이익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사업 재고효과 감소 영향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지만, SKIET 구주매출, SK 루브리컨츠 지분매각 등 영업외수익이 반영돼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일선 KTB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의 비용이 영업외에 반영되며 1분기 순이익은 적자를 시현했다"며 "다만, 소송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배터리 수주잔고 또한 기존 550GWh(매출액70조원)에서 600GWh(매출액 80조원)로 증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본업·신사업 모두 긍정적...김준 사장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인 SK이노베이션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 완화에 따른 본업의 회복과 신사업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내년까지 수요 정상화에 바탕을 둔 정유부문 이익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하반기는 코로나 백신 확산에 따른 수요 반등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정제설비 수급 여건 또한 긍정적이며, 정제마진 전망은 올해 6.3달러/배럴, 2022년 7.5달러/배럴로 이익 우상향을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배터리 사업과 소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친환경 성장 주역인 배터리사업 매출액이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매분기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양산에 돌입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 외에도 헝가리에 위치한 유럽 제 2공장 및 미국 조지아 주에 제 1, 2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으로, 향후 본격적으로 판매 증가로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또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연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소재사업에서도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설비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생산능력은 올해 말 기준 13.6억㎡까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2분기에 중국 공장의 추가 증설이 완료 돼 신규 라인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준 사장은 “친환경(Green) 중심으로 한 전면적, 근본적 혁신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 기업(Green Energy & Material Company)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