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호텔신라,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이부진 사장 그룹 지분도 '쑥'
[실적분석] 호텔신라,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이부진 사장 그룹 지분도 '쑥'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5.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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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ㅣmarketeeronline

호텔신라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면세점 성적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삼성 일가가 이건희 회장 유산 상속 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지분이 늘면서 경영 운신에 어떤 변화가 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면세점 흑자전환...어떻게?

호텔신라는 2021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 266억원(YoY +934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레저 부문의 적자는 지속됐지만, 면세점의 영업이익률(+6.6%)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5.1%)을 상회하는 수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와 외국인의 한국 방문객수의 급감 추세가 지속되며 영업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았으나, 시내점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비 25.5% 감소했지만, 영업손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공항면세점 임차료 하락과 함께 시내면세점의 효율적 비용 통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호텔·레저 부문의 경우, 고정비 효율화로 영업손실 폭이 전분기대비 30억원 정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2021~2022년 글로벌 여행이 재개되면서, 매출 및 이익 규모는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는 2주간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특히 사드보복조치 소멸로 중국 인바운드 개별 여행객 비중이 상승할 경우, 마케팅비 축소에 따른 시내면세점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여행이 재개될 경우 호텔신라의 실적 개선폭과 가시성은 대단히 높다"며 "2분기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내점 수익성 개선 기조와 인천공항점 회계방식 변경으로 연간 예상 영업이익도 1350원으로 애초 추정치(3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3월 이후 매출은 월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성인 50% 접종률을 보이면서 디즈니랜드를 개장했고,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률은 상승하고 있다"며 "글로벌 여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부진 사장, 보유지분↑...계열 분리 가능성?

삼성 일가는 지난달 30일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해 12조원 중반에 달하는 상속세를 신고·납부하고, 주식 지분 분할까지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그룹 경영권에도 변화가 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키(Key)로 꼽히던 삼성생명의 이 회장 지분(20.76%)은 이재용 50%, 이부진 6.92%, 이서현 3.46% 순으로 상속됐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에 이어 (개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특히 이번 상속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처음 갖게 됐다. 이 사장의 보유 지분은 삼성생명 6.92%, 삼성물산 6.24%, 삼성전자 0.93%, 삼성SDS 3.90% 등으로 증가했다. 이부진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에 기획팀장으로 입사해 2010년 사장에 올랐으며, 2011년부터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갖게 되면서, 호텔신라 등을 축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이 사장의 삼성그룹 내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경영권을 강화해 독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분간 계열 분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이부진 사장이 기존 그룹의 틀 안에서 호텔신라의 자율 경영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호텔과 패션 부문 등이 부진하고, 그룹 경영 안정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계열분리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 지분이 없다는 점과 고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던 기간 이 사장이 눈에 띄는 분리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독립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법정 상속 비율대로 상속이 이뤄짐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으로 상대적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간 상황이지만, 현재의 지배력이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향후 계열 분리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시기는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