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도입...카드사 잡을까
[이슈진단]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도입...카드사 잡을까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4.1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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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가 본격적으로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신용카드사의 경쟁자로 가세했다. 네이버페이를 필두로 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도 같은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15일부터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후불결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 19세 이상, 네이버페이 가입기간 1년 이상의 사용자 중 일부에게 시범적으로 제공하며 이후 고도화를 거쳐 정식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 대상이 된 사용자들에게는 네이버페이 결제 시 주문서에 후불결제 서비스 신청 버튼이 노출된다. 신청 후 즉시 심사가 진행되고, 심사 통과 시 일괄 20만원의 이용한도가 부여되며 추후 사용이력에 따라 최대 30만원까지 한도가 상향될 수 있다. 

월 30만 원인 후불결제 한도는 지난 2016년 이동통신사의 소액결제 한도를 월 30만원에서 현재 월 100만원까지 늘어난 것을 감안했을 때 추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후불결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서비스로 앞서 금융위원회가 국내 지급결제수단을 다양화하고, 금융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 filer)에게도 소액 신용을 부여하는 포용금융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 2월 18일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그간 카드사의 전유물인 후불결제 시장에서 카드사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해졌다. 다만 한도가 20만원에서 최대 30만원으로 소액이지만 실제로 신용카드와 비슷한 기능인 후불결제 서비스가 시범 운영된다는 점에서 추후 금액 상승 여력을 감안했을 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익은 전년 1조6463억원 대비 23.1%(3801억원) 증가한 2조264억원을 기록하면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는 마케팅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는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까지 겹쳐 카드사들은 더욱 긴장하는 모양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3차례나 인하됐다. 지난 2007년 4.5%였던 수수료율이 2019년 절반 수준인 1.97~2.04%까지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자영업 매출 급감에 이어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수수료율 인하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추후 이통사 소액결제와 같이 한도가 늘어난다면 신용카드와 다를게 없다"며 "핀테크업계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규제를 받지 않아 수수료 측면에서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일 산업-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핀테크 업체에 후불결제 서비스 도입이 연체율 상승을 초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은 "안정적인 후불결제 시스템을 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며 "위험탐지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으로 사기거래 및 위험 사용자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사용자들이 결제대금 납부를 놓치고 연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네이버의 인공지능 고객 센터 솔루션을 활용한 ‘AI 콜봇’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시스템이 기존 신용카드 사용 고객과 겹친다기 보다는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와 경쟁하게 될 것 같다"며 "당장 한도보다는 연체율 관리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