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노조 "본사 일방적 발표 인정못해"…"당일까지 철수 사실 숨겨"
씨티은행 노조 "본사 일방적 발표 인정못해"…"당일까지 철수 사실 숨겨"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1.04.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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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씨티그룹이 17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경영진이 당일까지 철수 사실을 숨겨 대규모 실업 사태를 발생시키고 고객에 대한 피해도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뉴욕 본사의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직원들에게는 평생직장이었던 만큼 일치단결하여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경영진은 발표 내용을 수일전에 이미 인지했음에도 당일까지 거짓 연기를 하고 모르쇠로 일관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려 했으며 엄중 경고와 함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2020년도 임단협을 진행 중이며 19일로 예정된 최종 교섭 결렬 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 씨티그룹은 최근 10년간 한국씨티은행에서 약 2조9000억원을 배당 및 용역비 형태로 가져갔지만, 10년간 신입공채 직원을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씨티은행 직원은 약 3500명으로, 그중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이 약 2500명(영업점 소속 약 940명 포함)이다. 

노조는 "소비자금융에 대한 매각 또는 철수 등 출구 전략이 추진될 경우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며, 고객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벌써 고객 불편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예치한 자산을 걱정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지점마다 수백억원의 뱅크런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수십 년간 거래한 로얄티 높은 고객들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지난 2월 씨티그룹이 아시아지역 일부 소비자금융을 매각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법률적 대비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매각이든 철수든 뉴욕 본사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한 달 후면 총파업을 비롯한 합법적인 쟁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노조는 16일부터 본점에서 규탄 시위를 하고 이어서 긴급전원운영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투쟁기금 편성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달 말부터는 국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 15일 씨티은행 본사인 씨티그룹은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기업금융에 집중한다는 이유에서다. 2004년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씨티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