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CFD, 증권사 관심 한몸에...시장 변동성 영향은?
[이슈분석] CFD, 증권사 관심 한몸에...시장 변동성 영향은?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4.1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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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비즈트리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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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서 증권사들의 CFD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줄곧 따라다녔던 '세금 회피 수단'이라는 꼬리표를 뗀데다가 CFD 서비스 대상인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투자자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5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CFD 계좌 잔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4조380억원으로, 1년 전인 1조1385억원보다 4배 가까이 불어났다. CFD 계좌 수도 지난해 2월(4236개) 보다 크게 증가해 1만4883개에 달한다.

CFD는 증거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고 차익을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개인이 증권사에 일부 증거금을 맡기면, 증권사는 이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산다. 매매에 따른 수익은 투자자가 가져가고, 증권사는 중개수수료와 이자를 받는 구조다. 다만 개인은 주가 변동에 따라 손익을 가져가지만, 실제로 주식을 보유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CFD 거래가 발생할 때 매매되는 주식의 실제 소유주는 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외국계 증권사로, 국내 증권사는 이 둘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CFD는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 레버리지가 가능한 고위험 거래방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전문투자자로 등록해야 거래를 할 수 있다. 정부가 2019년 11월 개인 전문투자자로 등록이 가능한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초저위험 상품(국공채 등)을 뺀 5000만원 이상으로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전문투자자는 지난 2월 기준 1만1720명까지 늘었다. 이는 2019년(3330명) 대비 약 3.5배 늘어난 규모다.

국내에서 CFD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증권사는 교보증권(2015년)이며 이후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도 CFD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중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네 곳은 해외주식 CFD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일 국내주식 1800여개의 종목을 취급하는 CFD를 출시했으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연내 CFD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CFD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에는 CFD에 대한 양도소득세 적용이 있다. 그간 CFD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세금 회피 수단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는데, 정부가 이달 1일부터 CFD에도 11%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세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CFD 상품 출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FD, 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

다만 일각에서는 5월 3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CFD로 인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최근 '아케고스' 사태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지난달 미국에서 한국계 '빌 황'이 운용하는 패밀리오피스 아케고스가 CFD를 통해 대규모 레버리지를 일으켰다가 마진콜(계약 가격 변화에 따라 부족해진 증거금을 추가 납부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당하면서 이들과 계약을 맺었던 크레딧스위스와 노무라 등 금융기관은 큰 손실을 입었다. 크레딧스위스와 노무라는 각각 5조원대, 2조원대의 손실과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CFD의 증거금률은 최소 10%에서 최대 100%까지로 레버리지 비율이 매우 높아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반대매매(일정기간 내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종목을 매도하는 것)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올해 1~3월 증시 급락 시 장중 변동성이 확대됐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CFD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변동성은 증시 전체보다는 종목 위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