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춘호 회장④] 재계 조문·조화 행렬 이어져...롯데가와 화해 분위기 조성될까
[故 신춘호 회장④] 재계 조문·조화 행렬 이어져...롯데가와 화해 분위기 조성될까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1.03.2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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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춘호 회장 빈소 내부 

지난 27일 영면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28일에도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신 회장의 유족인 신동원 부회장과 사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등 유족들이 조문객을 맞이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규 HDC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과 이웅렬 코오롱 회장도 등도 조문했다. 신 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도 고인을 위로하기 위해 조문했다. 신준호 회장은 생전 고인과 각별한 사이로 농심은 푸르밀과 협업해 바나나킥·인디언밥 같은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조화도 눈에 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조화를 보냈다. 또 허창수 GS 명예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등이 조화를 보냈다.

한편, 신춘호 회장은 유족에게는 ‘가족간에 우애하라’, 임직원에게는 ‘거짓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속의 농심을 키워라’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품질제일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해온 신춘호 회장은 마지막 업무지시로 50여년간 강조해온 품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짚으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 회장님은 최근까지도 신제품 출시 등 주요 경영사안을 꼼꼼히 챙기실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이 크셨다”며 “마지막까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당부를 남기셨다”고 말했다.

■ 농심家- 롯데家,  화해 분위기 조성될까

범롯데가 구성원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롯데가 장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도했다.

빈소에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낸 조화가 자리했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을 계기로 롯데가와 농심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신춘호 회장과 신격호 회장은 생전 사이가 좋지 못했다. 1960년대 초 일본에서 활동하던 형을 대신해 국내 롯데를 이끌었던 고인은 라면사업 추진을 놓고 형과 갈등을 빚었다. 

고인은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던 라면에 주목했지만 신격호 회장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 그럼에도 고인은 롯데공업을 차려 라면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계기로 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신격호 회장은 동생에게 롯데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결국 1978년 고인은 사명을 농심으로 바꾼 뒤 완전히 멀어졌다.

지난해 1월 신격호 회장이 별세했을 때 고인은 끝내 형의 빈소를 찾지 않았다. 대신 신동원 부회장이 신격호 회장의 빈소를 지킨 바 있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