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전쟁②] LG엔솔-SK이노 신경전...美 바이든 거부권두고 '공방'
[배터리전쟁②] LG엔솔-SK이노 신경전...美 바이든 거부권두고 '공방'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3.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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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16일 양사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미 ITC(국제무역위원회) 결정 거부권과 관련한 이슈에 각각 입장문을 내며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ITC가 LG엔솔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서로 환심을 사기 위해 나서는 모양세다.

■ 바이든 거부권 행사 앞두고 긴장감 '고조'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조지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ITC의 결정을 거부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 대통령은 ITC의 결정이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할 경우,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다음달 11일까지 기간이 남아있다.

조지아 주지사는 "10년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입을 금지한 결정을 거부해달라"며 지난달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강조의 메세지를 보냈다.

특히, 조지아 주지사 측은 SK이노베이션이 현지에서 투자하는 사업의 규모나,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래피얼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ITC의 결정으로 바이든 정부의 향후 전기차 정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엔솔은 워녹 상원에게 서한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종현 LG엔솔 사장은 "LG는 조지아주의 주민과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먄약 외부 투자자가 SK의 조지아주 공장을 인수한다면, 이를 운영하는데 LG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 SK이노 "무책임한 행태" VS LG엔솔 "핵심은 합당한 피해보상"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LG엔솔의 투자계획 발표에 대해 강도 높에 비판했다.

SK이노는 "LG엔솔이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계획 발표에 이어 사실 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미국사회의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발표는 오히려 그간 시장에서 분석된 바와 같이, 결국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

SK이노는 "서한을 통해 SK를 비판한 것은 조지아 주와 SK간의 진실한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며 "SK와의 상생을 원한다는 LG의 주장이 얼마나 진정성 없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엔솔도 이날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SK 측의 의견을 반박했다.

LG엔솔은 "이번 소송은 경쟁사의 사업을 흔들거나 지장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안의 핵심은 경쟁사가 영업비밀을 침해한 가해기업으로서 피해기업인 당사에 합당한 피해보상을 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는) 미국 시장 성장에 발맞춘 당사의 정당한 투자계획을 폄하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을 되풀이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특히 LG엔솔은 "경쟁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거나 공급받을 계획이 있는 고객들과 조지아주가 어떠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사는 이번 소송과 관련한 합의금 협상을 두고서도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이노 측에서는 과도한 요구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LG엔솔은 진정성있게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