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반도체 품귀 '대란'...자동차에 스마트폰·가전까지 덮쳤다
[이슈진단] 반도체 품귀 '대란'...자동차에 스마트폰·가전까지 덮쳤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3.0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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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품귀 현상이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 가전까지 확산되고 있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샤오미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부족하다고 언급하는 등 반도체 품귀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최근 불안한 수급을 보여주면서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IT 수요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ㅣ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ㅣ사진=삼성전자

■ 차량용 반도체 품귀...반도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지난 1월부터 우려가 많았던 부분이었다.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한파에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2위 업체들이 공장을 멈추게 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실제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GM이 3월 중순까지 맥시코 공장의 폐쇄조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고, 미국과 캐나다 공장도 각각 4월 중순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또 폭스바겐과 포드, 닛산 도요타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잇따라 감산과 공장 폐쇄를 결정하는 등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다수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 반도체는 아직 메모리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비메모리 업체들의 수요 대응으로 공급 부족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차량용 반도체가 DRAM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으로 낮고, 개별 차량의 프로세싱 요구 사항이 점진적으로 증가해 DRAM 탑재량이 다른 애플리케이션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 스마트폰·가전, 반도체 품귀 현상 발생...내년까지 영향 줄수도

최근 우려되는 부분은 이러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스마트폰과 가전 부분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퀄컴의 칩 부족으로 애플과 삼성전자, 샤오미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원인은 최근 각 업체들에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샤오미의 경우에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 모뎁칩, PMIC, RF 등의 반도체가 부족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퀄컴 등의 반도체 리드 타임은 30주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또 가전제품에 탑재되는 MCU와 PMIC 등의 반도체도 최근 불안정한 수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는 가격 상승과, 세트 제조 부진,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족 상황이 최소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내년까지도 이같은 현상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산업 전체적으로는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 상 이러한 경우, 출하량 감소로 인한 손실보다 가격 인상으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컸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공급 부족으로 파운드리 생산 단가가 15% 이상, PMIC 칩 단가가 약 20% 가까이 상승했다"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품 더블 부킹 이슈도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