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화손보 자회사 캐롯 매각 불발...왜?
[이슈] 한화손보 자회사 캐롯 매각 불발...왜?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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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 지분 전량을 한화자산운용에 넘기려던 계획이 5개월 만에 무산됐다.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한화자산운용 대주주인 한화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대주주 변경신청이 어려워진 탓이다.

한화손해보험은 한화자산운용과 지난해 9월 체결한 캐롯손해보험 주식처분계약을 해제하기로 25일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사유는 '계약내용상의 선행조건 미충족으로 당사자간 합의에 의한 계약해제'다.

한화손해보험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8개월 이내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포함한 거래 종결이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로 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작년에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아 그 자회사 한화자산운용이 캐롯손해보험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계약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한화손보는 캐롯손보 주식 1032만주를 542억원에 장외에서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에 넘기기로 했다. 이는 한화손보가 보유한 캐롯손보의 지분 68% 전량이다.

당시 한화손보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캐롯손보의 지분을 계열사에 매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가 합작 설립한 디지털 손보사로, 지난 2019년 10월 출범했다. SK텔레콤과 알토스벤처스가 각각 지분 9%대를, 현대자동차가 4%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손보가 캐롯손해보험 지분 매각에 나선데는 경영 악화 때문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8년부터 손해율 등 악화가 지속되면서 경영악화를 겪었다. 지난 2019년에는 6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한화손보를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정하면서 희망 퇴직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 캐롯손보 지분 매각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해 한화자산운용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에서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등의 이유로 중징계에 준하는 기관경고 조치를 받으면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금융사가 기관경고를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어 새로운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1년간 신사업 진출도 금지된다. 

이후에도 지분 매각 재추진 계획이 없다는 게 한화손보 측 입장이다.

기관경고로 인한 대주주 적격성 제한은 1년 동안 적용되기에 올해 9월이면 재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화손보는 지난해 희망퇴직과 설계사 감축을 통해 고정비를 줄여 사업비율을 낮췄고 운용자산이익률도 전년보다 끌어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캐롯손보에 대한 지원 여력이 생긴 것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캐롯손보 매각 계약 후로 실적이 많이 개선되면서 현재 재무건전성 압박이 덜해진 상황"이라며 "향후 캐롯손보의 가치를 높일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