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플랫폼과 미래-3] 공유경제의 축-③공유주방
[공유 플랫폼과 미래-3] 공유경제의 축-③공유주방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2.15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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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gettyimagesbank

공유오피스·쉐어하우스 등이 주류를 이루던 공유부동산 사업 중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한 업종이 있다. 길어진 코로나19 여파로 공실이 증가하고, 언택트 배달 주문이 늘면서 주방 공간을 빌려주는 '공유주방' 사업이 주목 받고 있는 것.

이미 주방설비들이 마련돼 있는 만큼 초기자본을 줄여줄 수 있는 데다, 올해부터 정식으로 법적 근거도 갖췄다. 이에 국내 공유주방 사업은 더욱 날개를 달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 배달호재 업고 '쑥'

공유주방은 창업 및 유지비용이 저렴하고 배달 서비스가 편리하다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4평 정도의 공간으로도 시작할 수 있으며, 이 공간의 월 임차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 등이 드는 비용의 전부다. 이렇게 비싼 권리금이나 부담스러운 계약기간, 인테리어 비용 등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 창업하는 요식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중심 요식업자들이 많이 찾아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의 '공유주방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용역'에 의하면,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 80여개의 스타트업이 배달형 공유주방 사업에 뛰어 들었으며, 국내 공유주방 시장의 총 규모는 1조에 육박한다. 지점은 150여개, 개별 주방수로는 1500여개에 달한다.

갑자기 수요가 증가한 이유는 이렇다. 코로나19로 기존 음식점들이 가게에서 손님을 받지 못하는 등 시·공간적 제약이 많아지자, 매출이 줄면서 배달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영업장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배달 주문 서비스 업체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 서비스에 내는 수수료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자 '테이크아웃'(TO GO, 음식물을 매장에서 먹지 않고 포장해서 가지고 가는 시스템)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거나, 아예 자체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하는 방법을 찾았다. 식탁 등 취식을 위한 공간을 과감히 없애고, 주방만 운영해 유지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여기에 제격인 공유주방 사업으로 관심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자료: 먼슬리키친 공식 페이지

강남에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푸드코트형 공유주방업체 '먼슬리키친'은 가게 1층에 대형 푸드코트 공간을 마련하고, 홀 영업과 배달을 함께 개시했다. 이 업체는 "주방에 홀을 더한 공유주방으로 배달매출에 홀 매출을 더해 사업을 두 배로 키워나갈 수 있다"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공유오피스 사업과 함께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있다. 당산에서 6개의 공유주방을 운영하고 있는 공유공간 기획사 '유니언플레이스'는 빌딩 한 채를 통으로 매입해 공유주방과 공유오피스로 나눠 운영한다. 배달 전문 임대로 고안된 공유주방은 구획을 나눠 총 10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배달전문 업체 출신 IT인력이 설립한 '고스트키친'은 자체 통합 주문시스템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배달 앱에 상관없이 주문을 받고, 조리 후에 완료 버튼을 누르면 배달 라이더가 자동 배치되는 식이다. 이 모든 과정은 기록되는데, 이렇게 쌓인 데이터로 마케팅 방법을 제안하는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고스트키친의 대표는 "올해까지 100개 지점, 2000개 주방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료: 고스트키친 공식 페이지
자료: 고스트키친 공식 페이지

프롭테크 중개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공유주방도 등장했다. 창업 아이템과 요식업 창업자를 연결해주는 '나누다키친'은 최근 사업을 전국으로 확장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정식허용...전망은?

공유주방은 올해부터 법적 근거도 갖춰 더욱 규모가 확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공유주방은 식중독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된 '1개의 주방은 1개의 사업자만 허용한다'는 식품위생법 조항으로 인해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60여년 만에 이런 고삐가 풀리게 됐다. 지난 2018년 규제샌드박스 제도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다가, 올해부터 정식으로 허용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물 만난' 공유주방이 상승세를 타고 더욱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소규모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잘 알려진 유명 외식업체와 대기업들도 잇따라 공유주방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어느 때보다 공유주방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과제도 있다. 관련 규정이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만큼, 해당 사업에 대한 기준도 확실하지 않아 허술하게 영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위생 등 음식의 질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유주방이 새로운 사업으로 성장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규모가 커짐과 비례해 대비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음식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관리체계도 함께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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