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전쟁] 미 ITC, LG-SK 최종판결 또 연기..."합의 가능성 높아졌다"
[배터리전쟁] 미 ITC, LG-SK 최종판결 또 연기..."합의 가능성 높아졌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2.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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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과 관련해 또 한번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ITC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과 관련한 최종결정일을 내년 2월로 미뤘다. 앞서 최초 결정일이었던 지난 10월에 두 차례 결정을 미룬데 이어, 이날 한번 더 결정을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ITC가 지속적으로 결정을 미루면서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LG "성실·단호하게", SK "충실·정정당당하게"

이번 ITC의 연기 결정에 대해 LG 측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게 커지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SK 측은 연기 결정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ITC에서 이번 분쟁과 관련해 매우 심도있는 결정 과정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 두 사유가 ITC가 결정을 미룬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측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신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파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세 차례 판결을 미룬데에 대해서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ITC가 결정을 미룬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몇 차례 연기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향후 소송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다소 엇갈렸다. 양측 모두 성실하게 소송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SK 측에서 합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이 햇수로 3년에 걸쳐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높아지는 합의 가능성...3년 앙금 풀 수 있을까

ITC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양사 합의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측은 항상 대화의 기회는 열려있다며 언제든지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최근 들어 더 맞물리면서 이러한 분석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LG 측은 분사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자리를 잡고, 사업 투자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도 앞서 예비판결에서 패소하며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속한 합의를 원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양측 모두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소송 관련 비용 등과 관련해 대규모 출혈이 이어지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ITC 결정이 미뤄진 이유는 미국의 코로나 재확산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시기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이번 소송이 배터리업체나 OEM 업체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것임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양사의 합의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여전히 합의의 걸림돌로 오랜시간 소송에 따른 감정 악화와, 실질적인 보상금액의 규모는 여전히 넘어야할 과제로 지목된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