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법정 최고금리 인하...대부업 철수할까
[이슈분석] 법정 최고금리 인하...대부업 철수할까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1.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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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인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부업체들의 대부업 영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부업체의 주 영업 대상인 9~10등급 저신용자들에게 영향을 끼칠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8년 2월 이후 약 3년만에 두번째 인하다.

금리 인하 시점은 대략 2021년 하반기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진 최고이자율 인하로 대부업은 축소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고이자율 인하 과정에서 대부회사 수, 총 대부잔액, 거래자 수 모두 감소했다. 

특히 예전 최고이자율 인하 때와는 달리 2018년 2월 최고이자율이 연 24%로 낮아진 후에는 기존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6년 27.9%까지 이루어진 최고이자율 인하 과정에서는 대부회사 수가 감소했으나, 총 대부잔액 과 거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즉 대부시장은 대형회사 위주로 재편돼 왔다.

 

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 환경 변화

금융사의 대출원가는 어떻게 구성될까. 조달금리, 판매관리비, 부실에 대비하는 대손비용 등 3가지로 요약된다. 대부회사의 평균적인 비용구조를 살펴보면, 보유 대출채권 대비 신규 대출 취급을 위해 들어가는 모집수수료가 대략 4% 수준이다. 대부회사를 운영하는 데,  판매관리비는 3%, 평균 이자비용은 5%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즉 대손비용을 제외한 보유 채권 대비 12% 수준의 비용이 고정비 성격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최고이자율 인하는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007년에 17%p가 인하됐으며, 2010년에는 5%p, 2011년에는 9.1%p, 2016년에는 7.0%p, 2018년 가장 인하 폭이 작은 수준이었음에도 3.9%p가 인하됐다. 최고이자율 인하에 대한 대응은 대손비용 관리를 통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이로인해 대부업계와 저축은행 업계와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고객군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대부회사는 저축은행업계에 밀릴수 밖에 없다. 특히 자금 조달 측면에서 저축은행에 비해 대부회사는 경쟁력이 낮다. 저축은행은 수신기능을 가지고 있어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 투자자들에게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가 되는 안정적인 투자처다. 저축은행은 필요한 규모의 자금을 정기예금을 통해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대부회사는 은행, 저축은행 예금과 같은 수신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 기업어음 발행, 사모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일부 대형 대부회사의 경우에 한정해 기업어음과 사모사채 발행 등 신용을 활용한 차입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는 철수, 일부는 사업 및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

24%로 최고이자율 인하 당시 대부회사의 대응은 예전과 달라졌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한계점에 다다른 대부회사는 대부업에 대한 철수를 고민하거나 포트폴리오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업 내 1위의 자산규모를 기록했던 산와대부가 대부업 영업을 철수한 바가 있다. 그리고 2019년 말 기준 자산규모 5위 수준을 보였던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도 대부업 영업을 중단했다.

해외자본으로 대부업을 운영한 대부회사는 24% 최고이자율 인하로 대부업에서 철수를 단행했지만 국내 대부회사는 24%로 최고이자율이 인하된 이후 대손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담보대출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2019년말 기준 전체 대부채권 중 44%를 차지하고 있고 대표적 상품으로는 중고차 담보대출, 부동산 후순위 담보대출 등이 제공되고 있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연체가 발생하면 대부분 부실로 처리돼 회수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반면, 담보대출의 경우에는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담보물 매각을 통해 채권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해 금융권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후순위로 대출을 하더라도 대부분 손실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2014년 OK금융그룹(구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OK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감독당국과 계열 총대부자산 축소 약정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2014년을 고점으로 2019년까지 대출채권 규모가 꾸준히 감소했다.

웰컴금융그룹도 OK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의 2015년말 대출채권 규모는 4526억원이었으나 2019년말 대출채권 규모는 2015년말 대비 절반 가량 감소한 248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자산 규모 기준으로 국내 3위의 대부회사인 리드코프도 최근 최고이자율 인하 등 대부업 영업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리드코프는 렌탈 플랫폼 기업인 비에스렌탈을 인수했으며, JT저축은행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등 M&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료ㅣ나이스신용평가
자료ㅣ나이스신용평가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