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공룡' 아마존, SK 손잡고 한국 진출...e커머스시장 변화 오나
[이슈진단]'공룡' 아마존, SK 손잡고 한국 진출...e커머스시장 변화 오나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11.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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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SK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유통 시장에 미칠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인 11번가와 아마존간 사업 협력을 위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에 관해 논의 중이다. 이미 규모와 로드맵 등이 가닥이 잡힌 상황으로, 이르면 2021년 상반기 중 구체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협력은 주로 '직접구매(직구)' 분야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SKT는 지난 16일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마존의 데이터를 활용, 직구 관련 소비자 경험을 향상하겠다는 구상이다. 

■SK, '공룡' 업고 온라인커머스 전쟁 우위 점하나

박정호 SKT 사장ㅣSKT
박정호 SKT 사장ㅣSKT

아직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아마존에서 팔고 있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마존 제품은 그간 해외 사이트로만 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11번가는 일종의 '배송대행 통로'가 된다.

아마존에서 쌓아둔 데이터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아마존 상품을 미리 사 둔 11번가가 플랫폼에서 이를 판매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어의 불편함 없이 직구가 가능하며, 관세의 불편함도 사라진다. 또 배송기간 단축은 물론 배송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아마존 또한 한국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직접 진출하게 되면 기존 업체들과의 출혈 및 마케팅 경쟁과 물류 시스템 및 센터 확보, 고객센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데, 이를 이미 자리 잡고 있는 11번가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베이의 옥션 및 G마켓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쿠팡과 함께 △아마존이 투자한 11번가의 3자 경쟁 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쿠팡·마켓컬리와 같이 검색과 핀테크, 배송, 장보기, 물류 등 각 영역별 특화된 업체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바 있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의 점유율은 2019년 말 기준 6% 수준으로, 네이버쇼핑, 쿠팡, 이베이 코리아에 이은 4위 규모다. 

한편 아마존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쇼핑 수요 폭증으로, 이번 3분기 최대실적(영업익 62억달러, +96.2% yoy)을 기록하며 이번 SK와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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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SK에 대형 호재 전망"

증권가에서는 SK의 이번 시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다.

유안타증권은 "2021년 기간 중 관련 딜이 성사될 경우, 11번가의 가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2021년 하반기 예정된 원스토어 기업공개(IPO)까지 복합되면서 SK텔레콤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 역시 "SK텔레콤의 11번가뿐만 아니라 방송(웨이브), 보안(ADT캡스) 등 비통신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면서 "이번 제휴로 아마존의 프라임서비스와 같이 구독 모델이 재정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