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주요 건설사 3분기 실적 '초록불'...향후 전망은?
[실적분석] 주요 건설사 3분기 실적 '초록불'...향후 전망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11.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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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현대건설

주요 건설사의 3분기 실적 분위기는 양호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견조한 주택부문 이익률을 보였으며, 시장 내 점유율과 주택공급량을 높였다. 해외의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KB증권은 "대형 건설주가 3분기 실적발표 시점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반등세는 단기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양호했던 대형 건설사 공급 추이...주택시장 점유율↑

이번 분기의 특징은 대형 건설사의 분양 공급이 선방했다는 점이다.

2020년 대형 건설사의 3분기 누적 8.3만 세대 커버리지 기업 중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대형 5개 건설사(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HDC현대산업)의 2020년 주택공급 목표량은 11.4만 세대였다. 11월 4일 기준, 이 중 3분기 누적 주택공급 물량은 8.3만 세대로 연간목표의 73.1%를 달성 중이다.

올해 1분기에는 지속적인 정부의 분양가 규제 기조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5개사 합산 공급물량이 8500세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올해 공급 성과에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3분기에 가파른 공급 증가 양상이 나타났고 업계 전반적으로 목표 대비 양호한 공급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10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28.8만세대이며, KB증권은 현 추세 감안 시 2019년 분양물량과 유사한 34만 정도의 연간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봤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형 건설사의 주택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5~2019년 5개년 평균 대형 5개 건설사의 주택시장 점유율(약 26%)은 올해 3분기 기준 6% 이상 급등해 32%가 넘었다. △브랜드 선호가 뚜렷한 정비사업의 주택공급 비중이 늘어났고, △대형건설사의 시장다변화 노력이 맞물렸으며, △충분한 수주잔고 및 자금력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주택 공급 선방' GS·대우

3분기 주목되는 건설사는 강력한 주택 실적 성장세를 보여준 GS건설과 대우건설이다. 두 건설사는 해외 실적의 불안감을 덮을 정도로 압도적인 주택 공급량을 자랑했다.

GS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 2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가 상승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2.3조원)은 해외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부진했지만, 영업이익은 주택 건축 부문 매출 총이익률이 크게 개선되면서 시장 추정치를 14.2% 웃돌았다.

GS건설은 또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의 분양 계획을 각각 2.9만세대, 2.7만세대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2019년 분양 세대수(1만6616세대)에 비하면 주택 매출 급성장을 다시 한번 예고한 셈이다. 

2021년 주택건축 부문 매출 비중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GS건설의 주택 매출은 8개 분기만에 성장 구간에 진입했으며, 이에 따라 2021년 주택건축 부문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 이익 안정성을 더할 전망이다. 특히 GS건설은 가장 많은 주택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고, 강력한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 또한 주택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대우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9조원, 영업이익은 10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8.9%, -13.5%의 성장률을 보였다. 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으로 해외 현장의 매출화가 더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택 실적은 국내 건설업계의 상위 성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분양 물량은 2018년 1.4만세대에서 2019년 2.1만세대, 2020년 3.4만세대 계획으로 크게 늘었다. 이미 2020년 10월까지 누적 2.9만여세대의 분양을 소화하면서, 연간 계획 달성에도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내년 역시 3만세대 이상의 분양 공급을 계획 중이다. 특히 여기에는 약 총 6건, 8200세대의 3.7조원 규모 자체사업 분양이 포함돼 있어 더욱 기대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대우건설과 GS건설의 주택 공급이 어느 때보다 눈에 띄는 해"라고 언급했다. 

■'눈에 띄는 수주 성과' 현대·삼성ENG

현대건설은 어려워진 대외환경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으나, 올해 국내외 수주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원, 영업이익 13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 -4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단기적으로 해외 부문의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상황 장기화에 따라 보수적 회계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외 수주 성과는 압도적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신규수주는 연결기준 21조8921억원으로 연간 목표대비 87.2%(국내 116.2%, 해외 58.2%)를 달성했다. 수주잔고는 65조562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6.4% 늘었다. 주택 분양 또한 둔촌주공 제외 시 별도기준 2.1만 세대가 가능할 전망이며, 2021년에도 도시 정비 물량만 약 1.5만세대가 확보돼 있다.

또 기존사업 강화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겠다는 '현대건설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이는 스마트 건설기술 확대는 물론, 수소연료전지 발전, 해양항만 등 신사업 내용도 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견고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매출액은 1.6조원, 영업이익은 10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 +0.3%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화공 부문의 원가율이 87.6%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4조8699억원과 영업이익 2714억원을 기록, 연간 경영목표(매출 6조원, 영업이익 3400억원)의 80%가량을 채웠다.

다만 코로나19 여파와 저유가 지속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피해 가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분법 대상 해외 현장에서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 원가가 약 370억원 발생했고, 화공 부문의 매출은 2018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창사 이래 단일 수주로 최대 수주금액(4.5조원)의 멕시코 도스보카스도스보카스를 수주하는 등, 수주 행보는 이어졌다. 또 말레이시아 사라왁(10억불), 사우디 자프라(13억불) 등 수주 가시성이 높은 대형 프로젝트가 존재해 추후 수주 성과에 대한 기대감 역시 유효한 상황이다.

■'자체 돌파구' 대림산업·HDC현산

대림산업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며 플러스 성장을 지속했다.

대림산업의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은 2.2조원, 영업이익은 24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1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별도 건설 부문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으나, 터키 등 주요 해외 법인의 매출 성장이 이뤄졌다. 특히 '연결 자회사 신규 편입효과(고려개발·Cariflex 등)'가 긍정적으로 작용해 총 매출액과 이익률이 양호한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 부문의 양호한 마진 유지(GPM 20%)와 함께, 유화부문의 수익성(GPM 18.1%)이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해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18%에 달했다. 또 4분기 역시 성수동 오피스 매각(매출액 5716억원, 영업이익 1271억원)이 실적이 일시 반영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매출의 경우 연초 1.8만세대에서 1.4만세대로 하향 조정됐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택 매출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결기준 신규수주도 대림건설의 수주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46% 증가(3조7832억원)했으며, 3분기 말 수주잔고는 21조2706억원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늘며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3분기 매출액은 8125억원,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8%, +41.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옵션 매출 등으로 자체주택 매출이 기대보다 높았고, 원가율도 대체로 양호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분양성과(6400세대)의 영향으로 외주주택 매출은 감소세를 이어 갔으나,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매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분양 공급은 1.3만세대 수준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도 약 1.8만세대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자체개발 사업 활성화'는 가장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중 착공·분양 예정인 대규모 자체 사업지로 의정부 주상복합(1092세대), 광운대 역세권(3086세대),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401세대), 공릉 역세권 개발(375세대) 등을 확보한 상태다. 이 사업들이 지연되지 않고 실제 착수에 들어간다면, 실적은 더욱 양호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분양 공급 증가와 주택 수주 성장이 더해진다면, '대표 디벨로퍼'라는 호칭에 걸맞은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전망은?

주요 건설사의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

KB증권은 "2020년 한 단계 상승한 대형건설사의 주택시장 점유율이 향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비사업에서 이미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 기조에 따른 후분양 증가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주택을 중심으로 한 국내 건설 수주의 회복이 강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기 수주 및 분양 성과를 바탕으로 대형 건설사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