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톺아보기②] 한반도의 미래 기후는
[기후변화, 톺아보기②] 한반도의 미래 기후는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1.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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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Inhabi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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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곳곳에서 기후위기의 증거들을 마주하고 있다. 극지방의 빙하는 기후변화 예측 모델 중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빠르게 녹고 있으며, 세계 주요 도시들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경험하고 있다. 빌 게이츠(Bill Gates)나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 같은 억만장자 기업인부터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설파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모두 한결같이 '이제는 행동할 때'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지구촌 최대의 화두로 꼽히는 '기후변화'는 과연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한반도에서 진행중인 기후변화에 대해 다룬다. 

■ 한반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및 메탄 농도 뚜렷하게 증가..."한반도가 더워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보는 대부분 해외 연구 결과나 해외 사례와 관련된 내용이 많아 정작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기상청과 환경부가 함께 2011년부터 약 5년 주기로 발간해 온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 연구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최근 발표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2008년부터 10년간 한반도 대기 중 대표적인 온실가스 종류인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농도 증가율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년간 안면도에서 관측된 이산화탄소 농도의 연간 증가량은 전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증가량보다 조금 더 높았다. 

ㅣ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ㅣ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2010년대 연평균기온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이전에 비해 가장 높아 한반도의 온난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의 기온은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 중이며, 대도시에서의 온난화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 여름철 강수량 증가...극한 강우와 가뭄 빈도도 늘어 

계절별 강수량의 변화도 크다. 전국 8개 주요 도시의 지난 30년 강수 자료 추세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강수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연평균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극한 강우 발생 횟수도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극한 강우와 돌발 강우 가능성이 늘자 홍수 취약성도 함께 커졌다.

가뭄 빈도와 강도 역시 증가했다. 가뭄의 경우 지역적 편차가 크게 나타났는데, 지난 2014년 한강 권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가뭄은 역사상 가장 극심했던 가뭄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가뭄은 빈도나 규모가 더욱 심화되고, 그로 인해 한강권역과 남부지역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멸종위기 종 서식지 감소 심화되고, 감염병 매개체 늘어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지속된다면 한반도 평균 기온은 4.7℃ 상승하게 된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약 5℃ 상승하게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멸종위기에 처한 대부분의 종들은 기온 상승으로 서식지가 더욱 감소되고, 곤충류의 개체군이 줄어들어 종의 다양성이 13~36%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감염병 매개체인 곤충들의 분포 범위가 넓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치쿤구니야열 및 지카 바이러스 등이 유입·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ㅣCIMMYT
ㅣCIMMYT

■ 기후변화는 곧 보건 문제...취약인구에 큰 위협 

같은 맥락에서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보건'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폭염과 기상재해는 취약한 인구에 큰 피해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기온이 1℃ 높아질 때 사망 위험이 5% 증가했고, 다른 때보다 폭염 시기 사망 위험이 8% 높게 나타났다. 

또 폭염은 열사병이나 열피로 등 온열질환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 정신질환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개인의 피해를 넘어, 그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감소는 산업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흔히 더이상 뚜렷하지 않은 사계절을 목격할 때 일상 속 기후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상술한 내용과 같이, 기후변화는 그저 좋아하는 계절이 변화하고 날이 더워지는 수준 이상으로 우리 삶 면면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여러 예측 기상모델 중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 국민 모두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