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로 산다" 롯데, 계열사간 시너지 '플랫폼'이 답이다
"옴니로 산다" 롯데, 계열사간 시너지 '플랫폼'이 답이다
  • 승인 2017.09.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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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BU'로 효율성 극대화 · 하나로 만나는 '옴니채널'
▲ 롯데월드타워 l 롯데물산
 

[비즈트리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한 투명경영 실천을 위해 내놓은 방안 중 하나인 '롯데 지주사'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롯데는 그룹 내 계열사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채널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일본 금융기관 대상 투자설명회에서 "롯데의 오프라인의 강점을 온라인 환경과 접목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옴니채널을 강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4개 BU조직에 대해 "총수가 모두 관여하는 중앙집권적 경영이 아닌 현장과 기업 단위의 자율성을 존중함으로써 더 큰 창의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2월 '지배구조 혁신안'의 일환으로 ▲유통 ▲식품 ▲화학 ▲호텔 및 기타 4개 BU조직을 신설하고, 전문성이 높은 경영인들로 각 BU장을 선출했다.

유통BU장은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식품BU장은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호텔 및 기타서비스 BU장으로는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가 선임되며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됐다. 또 화학BU장으로는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이 임명됐다.

롯데는 또 계열사의 모든 쇼핑 채널들을 총 망라한, 소비자 중심의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 도입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 롯데 4개 BU…계열사간 시너지 돕는 독립조직

롯데 4개의 BU는 개연성을 지닌 계열사 간 업무 효율성과 시너지를 높이는 한편, 경영혁신실 중심으로 돌아가던 기존의 관행을 깨고 각 BU의 독립성을 존중받으며 향후 중간지주사로서의 역할이 부여될 전망이다.

식품BU에는 롯데제과·칠성(주류)·푸드·리아 등의 계열사가, 유통BU에는 롯데백화점·마트·슈퍼·하이마트·닷컴·멤버스 등이 포함돼 있다.

화학BU에는 롯데케미칼·정밀화학·첨단소재·알미늄(기공) 등이, 호텔 및 기타BU에는 롯데호텔·면세점·월드·건설·물산·상사·렌탈 등이 있다.

이들 BU는 출범이후 6개월 가량이 지나기까지 공동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거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협력을 진행해오고 있다.

우선 식품BU에서는 롯데제과에서 '1억마리 유산균'을 담아 출시한 요하이 제품을 엄브렐라로 비스켓, 초콜릿, 밀키스 등을 출시했으며, 중앙연구소를 통해 더욱 다양한 협력 제품들을 출시하기 위해 실험하는 단계를 진행중이다. 또 생산라인의 양적성장을 위한 시스템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볼륨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도 영업이익률을 높인 유수의 해외 사례 등도 참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롯데중앙연구소에서 개발한 유산균 ‘LB-9’을 활용한 제품들 l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유통BU에서는 유통 각사의 특징을 살리면서 함께 소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 점포 개발 단계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미래형 사업들도 함께 개발한다.

관광 및 기타BU에서는 호텔 방문 시 렌탈을 연계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도모할 수 있는 서비스 차원에서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화학BU에서는 원료 구매 등 계열사간 포트폴리오를 아우르는 협력 방안을 모색중이다.

롯데 측은 이같은 방식이 기존에 아예 없었던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효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측면에서 협력이 가능해져, 향후 더 다채로운 형태의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롯데 전 채널을 하나의 매장처럼 이용하는 '옴니채널'

신동빈 회장이 최근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옴니채널'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고객의 입장에서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롯데는 국내외 다양한 채널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옴니채널'을 구축해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입에 대비하고 국내 유통시장 리더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2월 미래전략센터 내에 ‘롯데 이노베이션 랩’을 설립해 옴니채널 관련 트렌드 및 신기술에 대한 스터디와 관련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유관 계열사 사장단 워크샵 등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 △IT기반 마케팅과 세일즈 △고객경험 업그레이드라는 옴니채널 3대 전략과 ‘매장 픽업 서비스’와 ‘위치기반 마케팅’ 을 비롯한 8개의 세부적인 실행과제를 수립했다.

이러한 3대 전략 방향을 기준으로 그룹 차원의 옴니채널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며, 주요 유통사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닷컴, 세븐일레븐 등을 포함한 관련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협의해 실행과제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유통 계열사 통합 브랜드 ‘초이스엘골드’는 향후 각 계열사의 매장들이 하나로 묶이는 옴니채널 시대를 대비한 상품전략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또 기존 롯데카드의 사업부로 운영되던 롯데멤버스를 별도 법인으로 세우고, 온·오프라인 통합 ‘L.POINT’를 런칭했으며, 9월에는 'L.POINT'에 기반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L.Pay' 도 오픈했다. 

▲ 롯데백화점 픽업데스크 l 롯데
 

세부실행 과제 중 가장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서비스는 '매장 픽업 서비스'다.

롯데는 쇼핑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퇴근시간에 백화점이나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형태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한편, 온라인 이용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 유도를 통한 연계 매출 효과도 기대한다는 복안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롯데닷컴과 엘롯데에서 구매한 상품을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픽업할 경우 24시간 제품 수령이 가능하다는 점, 롯데백화점에서 픽업할 경우 온라인 구매시 불가능했던 현장 반품/교환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세븐일레븐은 롯데홈쇼핑에서 구매한 상품의 반품을 대신 받아주는 ‘반품 대행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또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고객이 마트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렌터카에서 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운영한다.

롯데 관계자는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 외에도 계속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특성이 다른 모든 채널들이 합쳐지기까지 계열사 간 수익 분배 문제 등의 현실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인프라 구축 등에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