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KB금융, 적절한 M&A에 증권실적 개선까지...금융지주 최초 분기 1조대 순익
[실적분석] KB금융, 적절한 M&A에 증권실적 개선까지...금융지주 최초 분기 1조대 순익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0.23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금융이 올해 3분기 금융지주 최초 분기 1조대 순익을 기록하며 증권가의 전망과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실적 호조의 주요인은 국내 및 해외 주식 위탁 중개시장의 호조로 증권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 여기에 푸르덴셜생명까지 가세하면서 비은행 실적은 은행 실적 정체를 상당부분 상쇄시켰다.

KB금융은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 166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 염가 매수 차익 1450억원, 증권 부분 570억원을 제외해도 경산 순이익은 9800억원으로 이는 작년 3분기 경상 손익 9110억원 대비 7.6% 증가한 수준이다. 대출은 분기 대비 1.7%로 양호했고 특히 순이자마진(NIM) 낙폭이 분기 대비 -1bp로 호전되고 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3.6% 상승한 2조 8779억원으로 견조한 여신성장에 기반한 순이자익 증가와 순수수료이익 확대 노력의 결실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침체와 금리하락 등 악조건 속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강화와 수익기반 다변화로 전분기에 이어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했다”며 "특히 금리하락으로 은행업 수익성에 부담이 되는 시기에 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확대와 IB 부문 실적 개선으로 그룹 이익 체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실적표 l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실적표 l KB금융지주

적절한 M&A와 증권사 실적 개선이 분기 1조대 순익 '견인'

KB금융의 3분기 이처럼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이유는 적절한 M&A를 통해 비은행 분야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증권, 카드, 보험 등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은행 실적 감소를 상쇄했으며 은행 분야에서도 양호한 대출 성장과 적절한 마진 관리로 이자부문과 신탁, 방카 등 비이자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호조로 실적 개선 추세가 가장 큰 증권사의 비중이 대형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점이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6356억원으로 지난 2분기 금융시장 안정화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큰 폭 확대됐던 기저효과로 전분기 대비 249억원(3.8%) 감소했으나 견고한 이자이익 증가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에 힘입어 경상적 순이익은 안정적으로 유지 됐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385억원으로 고객수탁고 증대로 수탁수수료가 약 2440억원 증가하고 IB 사업의 확대와 지원으로 IB수수료가 약 290억원 증가하는 등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한데 힘 입어 전년동기 대비 1138억원(50.6%) 증가했다.

특히 3분기 해외 투자부동산 매각익 약 305억원(세후)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누적 순이익은 약 36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61% 증가해 사모펀드 관련 이슈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시현했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14억원으로 전 분기 추가 대손충당금 약 230억원(세후) 적립 등 특이요인이 소멸됐고 카드론 등 고위험자산의 연체율이 하락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97억원(11.9%) 증가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다소 감소했다. 이는 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손익이 부진한데 기인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켰다"면서 "증시 호조세로 브로커리지, ETF 조기상환, 신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비이자이익이 증가해 실적이 내용 측면으로도 좋았기 때문에 주가에 추가적인 반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그룹의 비은행 이익 비중은 35~40% 수준으로 증가했고 증권, 카드, 생명, 손보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와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며 "순이자마진은 4분기부터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4분기 매년 진행하는 ERP와 FLC 기반 충당금 규모도 예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으로 2020F 순이익은 연초 시장 전망이었던 2조9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3조4400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중간배당 아직은 안갯속...

상장사가 중간 배당을 하려면 정관에 명시해야하는데, KB금융은 이미 정관에 분기 배당이 가능 하도록 명시돼 있다. 은행들의 성장성이나 시장 환경이 제한적이다보니 배당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 22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중간배당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지는 못했지만,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간 배당과 관련해서는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사안이 있으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공격적인 배당이 어려운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이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발언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된데다 자본적정성 요구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배당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안다"면서 "올해 배당 성향에 대해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공격적인 배당확대는 어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은행들의 배당성향은 20% 중반, 총 주주환원률은 30%에 불과해 미국이나 유럽, 호주 은행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견조한 이익이나 안정적인 자본비율 등을 고려하면 배당에 대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적어도 지난해 수준의 배당성향은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꾸준히 말씀드렸던 '배당성향 30%'는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부사장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금융사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지원대상이다보니 한계기업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KB금융은 금융지원 대출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선제적이고 정교하게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세부적인 차주 범위를 설정해서 단계적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이 정부 보증기반으로 이뤄져서 실질적인 취급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지원 여신의 건전성에 대해 매우 우려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고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신규 대출의 경우 우량등급 비중과 담보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관리 중으로 이 가운데서도 대부분이 보증서, 부동산 등 담보대출로 구성돼 있어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는 당분간 추가 M&A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창권 KB금융지주 부사장은 "KB금융은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도 이 일환"이라며 "당장은 추가 M&A에 나서기보다 푸르덴셜생명, 프라삭, 인도네시아 부코핀뱅크의 안정적인 착륙을 위해 전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사장은 "주주가치에 도움 될만한 매물이 나온다면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