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시대 개막] 키워드는 '인류·미래·나눔'...미래 모빌리티 선점 '총력'
[현대차, 정의선 시대 개막] 키워드는 '인류·미래·나눔'...미래 모빌리티 선점 '총력'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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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호가 본격적인 출항에 나선다.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한 모빌리티 변화로 산업 구조가 개편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책임지게 된 만큼, 향후 어떠한 전략으로 현대차그룹을 이끌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거쳐 정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각각 전적으로 정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고객'을 중심으로 '인류·미래·나눔'이라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혁신 키워드를 제시하며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메시지 영상 캡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메시지 영상 캡쳐

■ 정의선 회장 "새로운 미래의 장 열겠다"

새로운 현대차그룹의 비전은 고객이 핵심에 선다. 정 회장은 "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하고,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하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평소 정 회장의 지론인 '존중'과 '행복'이라는 가치를 필두로 모든 기업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고객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가치 실현 선봉장으로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고객의 가치를 인류로 확장시키며 "안전하고 자요로운 이동을 위해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주행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와 함께 전기차, 로보틱스,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이 제시됐다.

정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나눔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바꾸겠다고도 강조했다. 주주와 지역사회, 나아가 협력업체까지 다양한 이웃과 결실을 나누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

특히, 현재진행형인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 개편이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수평적 소통과 자율을 바탕으로 창의적이면서도 열린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한창이다.

정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개척자라는 마음으로 성장과 다음 세대를 위해 뜻을 모아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자"며 "이를 위해 소통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그동안 회장 자리를 이끌며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위치까지 끌어올린 정몽구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 회장에게 엄중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혁신 주도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계승해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ㅣ사진=현대차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ㅣ사진=현대차

■ 정 회장의 무거워진 어깨...과제는 '미래 모빌리티'

새로운 시대를 열 정의선 회장의 당면 과제는 단연 '미래 모빌리티' 사업이다. 

그동안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시절부터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해 강하게 중요성을 피력해왔다. 이를 위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과감한 투자, 인재 영입, '모셔널' 설립 등 경영행보를 이어왔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임 메세지를 통해서도 이같은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래모빌리티 시장은 격변의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진입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이를 위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대기업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이 가운데, 정 회장은 국내 '전기차 동맹'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각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수장을 직접 만나, 미래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충분히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소차 시장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수소차 판매량 세계 1위자리를 차지했고, 최근 수소전기트럭은 지난달 중동 시장에 첫 수출에 성공하는 등 해외 진출도 확장돼가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지정하는 한편, 오는 2025년까지 1600대의 수소전기트럭 유럽 수출을 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취임은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가 "정 회장 승진, 현대차그룹 경쟁력 강화에 기여"

이날 정 회장의 승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권가에서도 이에 대해 평가하는 의견들이 나왔다.

증권가들은 자동차 업계가 미래차와 코로나19를 거치며 오너의 '리더십'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정 회장의 취임은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차그룹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통해 주주환원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장 선임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차/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지배구조/사업구조 대편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한편, 주주환원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정 회장의 취임으로 현대차그룹의 주주친화적인 지배구조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며 "지배구조 과정은 시장 친화적이면서도, 논란거리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정의선 회장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자하는 노력을 그동안 보여준 만큼, 향후 강화된 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신뢰관계는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지배구조 안정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