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삼성-LG 모두 '웃었다'...'깜짝 실적' 이끈 효자 사업부는?
[실적분석] 삼성-LG 모두 '웃었다'...'깜짝 실적' 이끈 효자 사업부는?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08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위기 상황 속에서도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8일 양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자체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 매출액을, LG전자는 3분기 기준 최고 영업이익을 올렸다.

비대면 문화 확산과 가전 수요에 힘 입은 결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는 시장에서 우려했던 사업부에서도 선방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 삼성전자, 실적 이끈 스마트폰의 '힘'...반도체도 '선방'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66조원,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6.45%, 58.1% 증가한 수치다.

이번 호실적은 스마트폰 사업부가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노트 2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2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함께 기존의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이 선전한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로 평균판매가격이 전분기 대비 2% 올랐다"며 "보급형 모델의 높은 판매량 증가 힘 입어 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약 48% 가량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CE 부문도 TV 출하가 전분기 대비 40% 이상 급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온라인 판매 증가로 마케팅 비용도 예상보다 감축됐다. 

삼성전자의 모델 수 축소 및 부품 공용화에 따른 원가경쟁력 상승도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화웨이 제재 본격화에 따른 반사이익과 애플의 신규 아이폰 출하 연기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우려였던 반도체 부문도 걱정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판가가 하락했지만, 화웨이 수출제한 영향으로 모바일 주문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왔지만, 매출 자체는 하락하는 상황이었다"며 "다만, 3분기는 매출액도 크게 성장하며 이러한 우려를 크게 제한했다"고 평가했다.

■ LG전자, 비수기 극복..."이제 약한 사업부는 없다"

LG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16조9000억원, 9500억원을 올렸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7.8%, 22.7% 올랐고,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전망치인 8000억원대 초반을 1000억원 이상 크게 웃돌았다.

실적 상승은 생활가전과 TV 판매 증가가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억눌렀던 글로벌 가전 수요가 3분기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상대적으로 이익 기여도가 높은 프리미엄 TV와 의류관리기, 식기세적치, 건조기 등 프리미엄 신가전이 흥행하면서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LG전자 역시 비대면 수요가 증가로 마케팅비가 감소했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반사이익으로 중남미 지역의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적자를 이어가던 스마트폰 사업부와 VS(전장) 사업부의 선전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부문은 LG 벨벳 등의 힘으로 외형 성장을 보이며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으로 예상된다. 또 VS 부문도 셧다운됐던 고객사 공장이 재개되며 적자 폭 완화가 예상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재난 지원금 지급과, 보복적 소비, 재택 시간 증가에 따른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LG전자는 낮은 재고 수준에 따른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 등으로 홈 엔터터인먼트와 생활가전 부문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LG전자 주방가전ㅣ사진=LG전자
LG전자 주방가전ㅣ사진=LG전자

■ 4분기에도 '호실적' 이어갈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대비 성장은 제한되지만, 4분기에도 충분히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CE 부문에서 연간 최성수기를 맞아 TV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또 하만의 흑자 추세도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무엇보다 DP 부문의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업황 부진 조짐이 4분기부터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분기보다 줄어든 10조9000억원이지만, 상향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현재 세트사업부의 비용축소 효과가 크게 드러나고 있고, 메모리 출하량과 판가 측면에서도 개선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3분기보다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전체적인 가전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이며, 전장 사업부는 4분기에 적자폭을 더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시장 같은 경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 효과도 기대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 사업부는 미래 먹거리로 기대되며 올해까지는 실적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부터는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는 가시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