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현대重지주 두산인프라코어 예비 입찰 참여...왜?
[이슈진단] 현대重지주 두산인프라코어 예비 입찰 참여...왜?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9.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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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예비 입찰에 참여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장자 선정을 위해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냈다. 입찰 참여는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이뤄졌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각 대금으로 1조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를 포함해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윤용사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 현대중공업지주 "바뀐 환경 고려해 인수 결심"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변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두산인프라코어 불안 요소는 크게 2가지였다. 첫째는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의 소송 관련 리스크였고, 둘째는 혼자 두산인프라코어를 삼키기에는 재무 부담이 크다는 것이었다.

다만, 최근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소송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변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가 진행 중인 700억원 규모의 소송전에서 패하더라도 채무를 이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KDBI의 참여도 현대중공업지주의 결심을 도왔다. 재무적 투자자가 함께하면서 홀로 부담을 짊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이제 예비 입찰에 제안서를 낸 단계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다만,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서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현대중공업지주
사진=현대중공업지주

■ 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품고 날아오를까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되면,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기계가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 가운데 20위 자리를 차지하는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10위권에 진입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합쳐진다면 글로벌 5위권까지 성장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도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확보와 미래 성장을 대비해 적극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매각 대금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1조원을 제시할 것으로 추측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지주가 이 금액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한편,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분기 중국 시장 수요 회복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에도 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수요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의 공시 이후 현대건설기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16% 큰 폭으로 오른채 장을 마감했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인수 기대감 효과로 2.93% 올랐다.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3.79%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