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LG화학으로 무게추 기우나...양사 공방 지속
[배터리 전쟁] LG화학으로 무게추 기우나...양사 공방 지속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9.28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UII, LG화학 지지..."SK이노, 증거개시 의무 위반"
SK이노 "LG화학이 기술 유출"...OUII도 포렌식 찬성
ITC, 다음달 26일 최종 판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설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가 LG화학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면서 무게추가 LG화학 쪽으로 기울고 있다.

ITC에 따르면, 불공정수입조사국(OUII)는 LG화학이 주장한 SK이노베이션 제재와 관련해 요청을 지지한다는 의견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ITC가 최종 판결 일정을 다음달 26일로 3주 연기한 상황에서, 조기패소 판결을 얻어냈던 LG화학이 OUII의 지지까지 받으며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이 포렌식 과정에서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견에 대해 OUII가 포렌식을 동의하면서, 향후 판도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ITC 조사국, LG화학 지지 이유는?

LG화학은 지난달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했다고 주장하며 제재 요청서를 제출했다. 

OUII 의견서에 따르면, OUII는 LG화학이 주장한 증거인멸 정황, SK이노베이션의 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SK이노베이션을 제재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했다.

특히, OUII는 LG화학이 주장한 '발명자 부적격' 항변에 대해 관련 문서와 정보를 SK이노베이션이 문서 삭제 캠페인으로 지웠을 것으로 의심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ITC 수석 판사가 명령한 문서제출과 관련, 제출의무가 있는 문서 검색을 보다 성실하게 임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OUII는 "SK이노베이션이 문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포렌식을 진행하며 해당 문서가 발견됐고, 이는 증거개시 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전사 차원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정보가 담긴 문서를 삭제했을 것이라는 본질적 의문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OUII는 SK이노베이션에서 주장한 포렌식 과정에서의 내부 정보 무단 반출과 관련해서 사실 확인을 위해 LG화학의 포랜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특허 기술 '994'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 양사 공방 지속...LG화학 "환영" VS SK이노 "자사 주자 반영 "

양사는 지난 주말 OUII 의견서 제출 이후 각각 입장문을 내며 설전을 이어갔다. 

LG화학은 OUII의 판단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히며, ITC의 최종 결정까지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OUII의 의견서는 자사의 주장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제재 요청서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지난 11일 한 상황에서, OUII의 의견서도 같은날 제출되면서 우리의 주장을 살펴보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UII도 우리가 요청한 LG화학의 포렌식을 지지했다"며 "이는 포렌식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기술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LG화학도 "OUII는 다른 부분이 아닌, 포렌식 과정의 프로토콜 위반과 관련한 조사만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포렌식 과정의 아무 문제가 없고, 이는 SK이노베이션이 법적 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팽팽하게 맞섰다.

한편, ITC는 다음달 26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ITC의 결정이 양사의 향후 배터리 사업 판도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